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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배 108사찰탐방

[142] 수락산 학림사 - 학이 알을 품은 형국의 천년고찰

by 다빈치/박태성 2014. 11. 26.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1번지 수락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고찰 학림사(鶴林寺)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曹溪寺)의 말사로서 신라 문무왕 10(671)에 원효대사(元曉大師)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이후 고려시대 까지 법등이 꾸준히 이어져 고려 공민왕 시기에

왕사인 나옹스님(1320~1376)에 의해 크게 번성하였다고 전합니다.

 

학림사(鶴林寺)의 유래는 산의 형세가 마치 학이 알을 품고 있는듯한 학포지란(鶴抱之卵)

형국을 갖추고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오고 있는데, 서울 동쪽의 도심 속에서도 마치

대자연의 숲 속에 안겨 있는듯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사계절 빼어난 경관의 사찰입니다.

 

학림사(鶴林寺)는 옛부터 나한신앙(羅漢信仰)을 중심신앙으로 하는 나한도량으로 유명하며

소장 문화유산으로는 서울시문화재자료 제32호로 지정된 석조약사여래좌상(石造藥師如坐像),

서울시유형문화재 제211호인 삼신불괘불도(三神佛掛佛圖)와 서울시유형문화재 제336호인

석조약사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石造藥師如來三佛坐像,服藏遺物) 등이 있습니다.

 

(20141121일 촬영)

 

 

 

 

학림사 가는 길은 가파르고 좁은 오르막길이지만 도로가 시멘트포장이 되어있어 사찰까지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산길이 이어지며 대로에서 1.2km(도보 약 30여분 소요) 정도의 거리입니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길옆으로 노원구청에서 세워놓은 예쁘게 디자인된 안내문을 만나게 됩니다.

 

 

 

 

학림사로 들어서기 전에 제일 먼저 마주치게 되는 것은 대추모양의 부도(浮屠) 2기입니다.

사찰과는 한참 떨어진 장소에 서있는 부도(浮屠)는 주변 여건상 원래의 위치가 이곳이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언덕의 산비탈에 세워져 있는데,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왼편의 부도는 "尙宮蓮華(상궁연화)"라고 흐리게 새겨져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부도(浮屠)는 스님들의 사리나 유골이 안치돼 있는 것이나, 상궁연화(尙宮蓮華)라는

글씨 덕분에 그 부도의 주인이 상궁(尙宮)임을 알 수 있으며, 학림사 스님 말씀에 의하면 옛날

많은 상궁들이 생을 마치게 되면 바로 학림사 밑에 위치한 화장터에서 화장을 했다고 합니다.

 

 

 

 

부도(浮屠)를 지나 조금 오르면 학림사로 진입하는 커브길 우측에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학림사 연혁이 적힌 안내문에는 학림사(鶴林寺)란 이름은 절의 위치가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학지포란(鶴之抱卵)의 형국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친절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안내문 바로 옆에는 약사전(藥師殿) 방향을 알리는 작은 안내석과 함께 돌계단이 있고,

별로 높지 않은 돌계단의 끝부분에 외롭게 서있는 아담한 약사전 전각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찰탐방을 하면서 보아온 약사전은 모두 사찰 안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가람 내의 주요 전각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반해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전각 배치입니다.

약사전은 정면 1, 측면 1칸의 왜소한 맞배지붕 건물로 전각 주위는 담장으로 둘러 있어

산의 기운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않고 이 곳에 집중돼 모여지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내부에는 서울지방문화재자료 32호인 석조약사여래좌상(石造藥師如坐像)이 모셔져 있는데,

소박하면서도 투박한 모습이 오히려 친근해 보이는 석불은 조선시대 석불조각의 특징 그대로

네모난 얼굴에 감은 눈과 옅은 미소가 토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약사전에서 나와 100미터 정도를 돌아 오르면 이윽고 시야에 들어오는 학림사 전경입니다.

 

 

 

 

학림사 경내로 올라가는 108계단 앞에 섰습니다. 멀리 계단 위에는 일주문처럼 생긴 문이

참배객을 맞이하기 위해 우뚝 서있고, 계단 우측 계곡에는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108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교각의 양쪽에는 입을 가리고 있는 원숭이 두마리가 맞이합니다.

 

 

 

 

학림사에는 일주문이 없습니다. 일주문과 천왕문의 두가지 역할을 하는 이 문을 지나게 되면

속세를 벗어나 법계(法界)에 들어가게 되는데, 해탈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하여

해탈문(解脫門)이라고 합니다.

 

 

 

 

겨우 붉은 색을 유지하며 말라가는 단풍나무 가지 사이로 해탈문의 현판을 줌인해 봅니다.

아름다운 글씨체로 '水落山鶴林寺(수락산학림사)'라는 사찰 이름이 선명합니다.

 

 

 

 

해탈문 바깥 벽에는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이 그려져 있고, 해탈문 안에는 코끼리를 탄

천진난만한 표정의 보현동자와 사자를 타고 있는 문수동자, 그들 뒤로 부처님의 경호원(?)

사천왕상(四天王像)이 그려져 있습니다.

 

 

 

 

해탈문 내부에서 올려다 본 수십개의 돌계단 맨 윗부분에는 대형 누각이 보입니다.

 

 

 

 

 

108계단의 끝에는 포대화상과 그 뒤로 2층 누각의 청학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탈문에서 청학루까지 이어진 108개의 계단 중간 중간에는 익살스런 원숭이 석상들이

눈길을 끄는데, 입과 귀와 눈을 가린 원숭이들은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첫번째 입을 가린 원숭이 (나쁜 말을 하지 말고)

두번째 눈을 가린 원숭이 (나쁜 것은 보지 말라)

세번째 귀를 가린 원숭이 (나쁜 말은 듣지도 말라)

 

 

 

 

마지막에 만세를 부르는 원숭이 석상은 해탈문을 지나 계단 맨위에 있는 걸로 봐서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수행을 통해 해탈에 도달했음을 상징하는 환희(歡喜)

표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면 5, 측면 3칸 규모로 팔작지붕 형식의 2층 누각 건물인 청학루(靑鶴樓)입니다.

아래층 양쪽은 사무실 및 찻집으로 사용되고, 2층은 설법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청학루 앞마당 왼쪽 석축 앞, 학림사가 보유한 문화재를 소개하는 안내문입니다.

서울시유형문화재 제211호인 삼신불괘불도(三神佛掛佛圖)와 서울시문화재자료 제32호로

지정된 학림사 석불좌상(石佛坐像)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청학루 앞마당에는 4명의 동자승을 안은 포대화상(布袋和尙)이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습니다.

포대화상(布袋和尙) 많은 절에서 볼 수 있는 모습으로서 몸집이 비대하고 배가 불룩 나왔으며,

항상 커다란 자루를 등에 짊어지고 지팡이 를 짚으며 시주를 하면서 인간사의 길흉을 점쳤다고

하는 중국 승려로 미륵불의 화신으로 존경을 받았다고 합니다.

 

 

 

 

 

 

뚱뚱하면서도 푸짐한 포대화상의 인상과 익살스런 미소를 보노라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청학루 밑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대웅전 앞마당으로 연결됩니다.

 

 

 

 

돌계단을 올라와서 뒤돌아보면 청학루의 윗층은 說法殿(설법전)이란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설법전은 법회 때 강당으로 사용되며 불교대학 강의실로 쓰이고 있다 합니다.

 

 

 

 

설법전 난간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불암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

 

 

 

 

학림사 주법당인 대웅전(大雄殿)은 경사면에 터를 다듬어 석축을 쌓고 세운 것으로

정면 3,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전각입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최근에 세운 것으로 보이는 5층 석탑이 반듯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면 네개의 기둥에는 각각의 주련이 걸려 있는데, 화엄경(華嚴經)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불신충만어법계(佛身充滿於法界) : 부처님의 법신 법계에 충만하사

보현일체중생전(普現一切衆生前) : 일체중생 앞에 널리 나타 나시니

수연부감미불주(隨緣赴感靡不周) : 인연따라 나아감에 두루하지 않음이 없으시고

이항처차보리좌(而恒處此菩提座) : 언제나 이 보리좌에 앉아 계시네  

 

 

 

 

대웅전 안에는 뒷벽에 붙여 단층의 닫집을 설치하고, 불단 중앙에 신라 말에 조성했다고

하는 청동석가여래좌상을 모셨으며, 좌우 협시불로는 지장보살과 관음보살을 봉안하였습니다.

 

 

 

 

석가여래좌상 뒤로는 1985년에 조성한 아미타후불탱과 좌우 벽면에도 지장탱과 신중탱,

천불탱을 각각 봉안하였습니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동쪽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석축 아래쪽에 오백나한전이 보입니다.

 

 

 

 

정면 3,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인 오백나한전(五百羅漢殿)은 나한기도도량으로

잘 알려진 학림사의 명성에 잘맞는 전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물 외벽에는 '방아찧는 혜능',

'관음전생', '구정선사이야기', '백학도' 등의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오백나한전 한쪽켠에는 초파일 행사때 사용했던 대형 코끼리 모형이 서있습니다.

 

 

 

 

오백나한전 내부에는 석가모니불, 미륵불, 정광불 등의 삼존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16나한상과,

뒤쪽으로는 오백나한상을 봉안하였는데, 기지개를 켜는 모습, 등을 긁고 있는 모습, 머리를 빗고

있는 모습 등 갖가지 자세와 다양한 표정을 하고 있어 재미있고 해학적입니다.

 

 

 

 

시도유형문화재 제336호로 지정되어 있는 '석조약사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의 불상은

49~61높이의 중소형불상으로, 머리를 약간 앞으로 내밀어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조성기가 없어 제작 시기와 조각승을 밝힐 수 없지만 조선후기 불교조각사에서 개별 조각승의

양식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학림사의 보물 중 하나로 서울지방유형문화재 211호로 지정된 삼신불괘불도(三神佛掛佛圖)

이곳 약사전에 소장하고 있다고 하여 찾아 보았으나 어디인지 찾지 못해 촬영을 할 수 없었기에

불교문화사전에서 발췌한 사진과 청학루 앞에 세워진 안내판으로 대신했습니다.

이 괘불(掛佛)의 조성연대는 조선후기인 1749년으로서 크기는 세로 443cm, 가로 256cm 크기로

괘불로는 그리 크지 않은 작품인데, 그림 형식은 화려한 채운 아래에 비로자나불, 왼쪽에 노사나불,

오른쪽에 석가불 등 권속 없이 나란히 서있는 3구의 삼신불만을 배치한 간단한 형식을 보여줍니다.

 

 

 

 

오백나한전 남쪽 옆 마당 끝자락에는 범종각(梵鐘閣)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범종각 내부에는 최근에 조성한 듯한 범종이 걸려 있고 범종 옆에 날개를 쭈욱 편 학의 모형이

시선을 끕니다. 아마도 초파일 연등 행사때 사용하고 난 후에 이곳에 모셔둔 것 같이 보입니다.

()과 관련있는 사찰이라 설법전 이름도 청학루(靑鶴樓)이고, 범종각서도 학()을 만났네요.

 

 

 

 

범종각 안에서 대웅전 앞마당 쪽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대웅전 앞마당 서측에는 스님들 수행공간으로 사용되는 요사인 선불장(選佛場)이 자리했습니다.

 

 

 

 

 

선불장 앞마당에는 웃음이 묻어나게 하는 재미있는 동자상 세개가 있습니다.

해맑은 표정의 동자승이 엉덩이를 요염하게 쳐들며 연꽃의 향기에 심취해 있는 모습입니다.

 

 

 

 

대웅전 서쪽(오백나한전 뒷편) 언덕 위로는 아늑한 공간에 소박하고 투박해 보이는

석조미륵불입상(石造彌勒佛立像)이 인자한 모습으로 학림사 가람을 굽어보고 서있습니다.

 

 

 

 

높이 2m 정도로 연화대좌(蓮花臺座) 위에 우뚝 서 있는 미륵석불은 석불의 형태로 보아

고려시대 이전의 것으로 생각되지만 20여년 전인 1991년에 세운 것이라고 합니다.

 

 

 

 

온화한 표정에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데 그 생김새가 석탑의 형식을 띄고 있으며

돌의 상태나 색깔을 보면 연세(?)가 조금 들어 보이는 듯 합니다.

 

 

 

 

이곳에서 불암산을 바라보면 능선의 모습이 부처님의 형상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불암산 능선 사진을 세로로 돌려 보았는데, 글쎄요... 부처님 얼굴처럼 보이시나요?

 

 

 

 

미륵석불에서 대웅전 쪽을 바라보니 오른쪽 언덕 끝부분에 서있는 노송(老松)이 멋집니다.

 

 

 

 

대웅전의 서쪽 언덕 위에는 삼성각(三聖閣)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삼성각 내부에는

불상없이 칠성탱, 독성탱, 산신탱이 모셔져 있습니다.

 

 

 

 

삼성각 앞 작은 바위 위에는 특별히 멋을 부리지 않은 모습의 조그만 삼층석탑이 서있고...

 

 

 

 

석탑 주위에는 참배객들이 갖다놓은 각가지 동자상과 소품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삼성각에서 바라본 대웅전 앞마당입니다.

 

 

 

 

이 공간에서 가장 압권은 대웅전 옆 오백나한전 축대와 닿은 곳에 서 있는 소나무입니다.

600여 년의 세월을 견뎌온 노송이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사찰 전체 모습을 한 화면에 담으려고 삼성각 뒷산으로 올라가 보지만 가파른 절벽이라

더이상은 올라갈 수가 없어 대웅전과 삼성각 뒷모습만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불암산입니다.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해탈문 옆에서 처음보는 예쁜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친절하게도 꽃이름을 적은 안내판을 달아 놓았네요. 매자나무과의 '남천'이란 나무랍니다.

 

 

 

 

수락산 학림사는 가람 배치가 잘 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라

경건한 마음으로 경내를 둘러보면 속세에서 흐트러졌던 마음들이 깨끗이 정리되는 듯 합니다.

 

 

 

 

 

주변 산세가 마치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학포지란(鶴抱之卵)의 형국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외딴 산골에 들어온 듯하여 산사(山寺)의 평온함과 고즈넉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절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