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이 오버랩되는 5월입니다.
꽃이 피는 날이 어찌 봄날 뿐이겠습니까마는 올해는 유난히 일찍 찾아온 더위때문에 봄꽃들이 일찍 꽃잎을 떨구었습니다. 가는 봄이 마냥 아쉬워 지난주 토요일 오후,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여름같은 5월 햇살을 맞으며 우리 동네 공원과 아파트 단지를 한바퀴 돌면서 눈에 보이는대로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 물가에 예쁘게 피어있는 이놈은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색의 <금계국>입니다.
일명 "여름 코스모스" 라고 불리고 있는 이꽃은 피는 시기가 6월~8월인데 올해는 날씨가 일찍 따뜻해져서인지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네요. 금계국은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또는 두해살이풀)로서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남부이고, 꽃말은 "상쾌한 기분"이라고 합니다. 오늘 나들이에서 처음 만나는 꽃이니까 오늘 하루는 기분이 상쾌해질 것만 같네요..^^
▲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풀인 <엉겅퀴>입니다.
봄에 돋는 가시가 있는 뿌리잎을 뜯어서 나물로 먹기 때문에 '가시나물'이라고도 하며 '엉겅퀴'란 이름은 상처난 곳에 액을 바르면 피가 엉긴다고 해서 '엉겅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그 옛날 스코틀랜드에 침입한 바이킹의 척후병이 엉겅퀴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스코틀랜드 병사들이 깨어나 바이킹족을 물리쳤다고 하여 스코틀랜드의 국화가 된 꽃입니다. 생긴 모양과는 달리 엉겅퀴의 꽃말은 "근엄, 엄격" 또는 "독립"이라고 하네요.
▲ 꽃송이를 클즈업 하려고 이꽃저꽃 렌즈를 옮기고 있는데 왱~~ 하는 소리가 나더니 벌 한마리가 꽃송이에 앉습니다. 엉겅퀴는 온몸에 돋아난 날카로운 가시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꽃이지만 보라빛 꽃속엔 달콤한 꿀이 많기에 벌과 나비들에겐 더없이 친근한 꽃이기도 합니다. 벌 나비와 같은 곤충들에게 아낌없이 꿀을 나누어주는 엉겅퀴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향기를 나누어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기를 바래 봅니다.
▲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겨서 착각하기 쉬운 이꽃의 이름은 <지칭개>입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인 지칭개는 줄기에 가시가 없는게 엉겅퀴와 다른 점입니다. 높이는 60~90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며, 자주색 두상화가 피며 어린잎은 먹기도 하는데, 지칭개는 상처 난 곳에 짓찧어 사용되고, 으깨어 바르는 풀이라 하여 '짓찡개'라고 하다가 지칭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지칭개라는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나물을 무척 좋아하는 시아버님을 위해 어느날 며느리가 밭에서 뜯어온 어린순을 삶아 쓴물을 빼기 위해 우려내고 있었습니다. 배가 고프니 어서 밥 차려 오라고 시아버님이 재촉을 하자 "좋아하시는 나물을 우리고 있으니 잠시 기다리시라"고 했습니다. 배고픈 시아버지는 몇 번이나 며느리에게 어서 가져오라고 재촉을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밥상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쓴맛을 빼는데 아마 오랜 시간이 걸렸나 봅니다. 시아버지는 또 방문을 열고 며느리를 향해 재촉을 합니다. "아가야, 지칭개('지친다'의 전라도 사투리) 어여 가져 온나."
그 후로 나물 이름이 지칭개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 지칭개꽃 옆에 민들레 홀씨 줄기가 대각선으로 길게 뻗어올라 특이한 구도를 연출해 주네요. 전혀 고독하게 생기지 않은 지칭개의 꽃말은 "고독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 초여름이면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있는 <개망초>입니다.
개망초는 국화과의 두해살이 풀로서 주로 밭이나 들, 물가, 길가에서 자라는데 높이는 약 30~100센티미터이고 전체에 굵은 털이 있으며 가지를 많이 칩니다. 잡초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많은 사연이 있는 꽃이 망초꽃인데 망초에 "개"가 붙어서 더 안좋은 꽃이름이 되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참 예쁜꽃입니다.
▲ 망국초, 왜풀, 개망풀이라고도 불리우는 개망초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하에 있던 1910년대에 유독 많이 피었다고 하는데, 나라가 망할 때 여기저기 많이도 돋아났다고 해서 망할 망(亡)자를 넣어서 개망초가 되었다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 입니다.
▲ 공원 한쪽켠에는 <애기똥풀>이 수백그루가 피어 있습니다.
애기똥풀은 쌍떡잎식물인 양귀비과의 두해살이풀로서 마을 근처의 길가나 풀밭에서 자랍니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속이 비어 있으며 높이가 30∼80cm이고,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노란색의 즙이 애기똥과 비슷하다고 하여 애기똥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데, 워낙 사방 지천에 깔린 풀이라 잡초로 취급받지만 요즘은 항암효과가 밝혀지면서 한껏 몸값이 오른다네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안도현의 詩 '애기똥풀'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안도현 시인은 35살이 될 때까지 애기똥풀도 모르고 시를 쓴것을 부끄러워했지만 보아주는 이가 없어도,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해마다 이때쯤이면 노란색으로 세상을 환히 밝히는 애기똥풀의 꽃말은 "몰래 주는 사랑" 또는"엄마의 사랑과 정성" 입니다.
▲ 공원의 남쪽편에는 단풍나무들이 가을에 화려함을 자랑하기 위해 예쁘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 그런데.. 초록색 단풍잎 끝에 진분홍색 나비같이 생긴 것이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단풍나무 열매>입니다. 연녹색도 있고, 연분홍도 있고, 진분홍도 있습니다. 색깔이 참 곱기도 하지요? 2개의 씨방에서 각각 l장의 날개가 생겨 2장의 날개를 가지게 되는데,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 흩어지는 열매입니다.
▲ 열매의 날개는 얇기 때문에 역광을 받으면 붉은색이 더욱 화사하고 선명하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내 열매를 따서 하늘에 던져보고 싶은 충동을이 느껴집니다. 나무에게는 미안하지만.. 열매 하나를 따서 허공을 향해 힘차게 던져 봅니다. 빙글빙글 잘도 돌면서 낙하산이 내려오는 것처럼 천천히 땅에 내려 앉습니다.
▲ 순백의 새하얀 꽃을 피운 이 나무는 <때죽나무>입니다.
감나무목 때죽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인 때죽나무는 키가 10미터까지 자라는데, 잎은 어긋나고 잎뒤와 맥에도 별 모양의 털이 많고, 하얀색의 꽃은 초롱처럼 생겼으며 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지며 수술은 10개이고 수술대의 아래쪽에는 흰색 털이 있습니다. 때죽나무라는 이름은 가을에 땅을 향하여 매달리는 수많은 열매의 머리(종자껍질)가 약간 회색으로 반질반질해서 마치 스님들이 떼로 몰려있는 것 같은 모습에서 처음에 "떼중나무"로 부르다가 "때죽나무"가 된 것이라는 설이 있기도 합니다. 스노우벨(Snow bell)이라 불리는 서양 이름처럼 "겸손"이라는 꽃말은 때죽나무를 더욱 정겹게 합니다.
▲ 이곳 공원주변에는 지난 초봄에 벚꽃들이 만발했었습니다. 벚꽃이 진 후에 벚나무는 우리가 그냥 스쳐지나는게 일상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꽃이 진 후에 <버찌>가 열리고 빨간색으로 변했다가 까만색으로 익으면 먹을수도 있는 열매이지요.
버찌 열매는 포도당, 과당, 자당, 사과산, 구연산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 식욕증진, 불면증, 감기 등에 좋고, 충지 예방과 통풍 치료에 아주 탁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몰래 까맣게 익은 놈으로 몇개 따 먹었는데 아직 덜 익었는지 맛이 떨떠름하네요..^^
▲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그냥 스쳐 지나던 소나무인데... 오늘은 뭔가 다른 게 보입니다.
소나무의 열매는 솔방울이고, 소나무의 꽃가루는 송화가루라고 하여 그 향이 좋아서 꿀과 버무려 송화다식에 넣어 먹는다는 정도만 알고있었지, 제대로 소나무 꽃에 대해서 알지 못했는데.. 오늘 제대로 아름다운 소나무 꽃을 알게 되었네요.
소나무의 꽃은 끝이 보라빛이 도는 진한 분홍색으로 길게 올라온 것이 암꽃이라고 하며 그리고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노란색 송화가루가 날리는 옥수수 같이 생긴 것이 수꽃입니다. 소나무는 자웅동주(雌雄同株)라 하여 한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함께 있다고 하는데, 이 나무에서는 수꽃은 잘 안 보였습니다.
▲ 너무 귀엽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물론.. 사진도 잘 찍었지만....^^) 보라색 솔방울 모양의 암꽃이 새순의 끝에 생기고 암꽃에 수꽃 꽃가루가 수정이 되면 이것이 솔방울이 되는 것입니다. 이 암꽃은 해마다 피는게 아니라 부정기적으로 피는데 암꽃에 수꽃가루가 수정되고 나서 무려 2년 후에 꽃이 펴서 솔방울이 맺힌다고 합니다.
▲ 공원 서쪽편에 서있는 나무에 손으로 만든 조화처럼 특이한 모양의 흰꽃이 피었습니다. 층층나무과(層層科)에 속하는 다년생 낙엽교목인 <산딸나무>입니다.
산딸나무의 키는 약 10미터 정도로 크게 자라고 가지들이 층을 이루며 매달리는데, 꽃은 6월 무렵 가지 끝에 무리지어 피는데 둥그런 꽃차례에 4장의 꽃잎처럼 생긴 흰색 포(苞)가 십자(十字) 형태로 달려 꽃차례 전체가 마치 한송이 꽃처럼 보입니다.
▲ 산딸나무의 열매는 마치 산딸기처럼 생겼는데요, 그래서 산에서 나는 딸기란 뜻에서 산딸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맛은 거의 없습니다. 아주 밍밍하지요. 산딸나무꽃의 꽃말은... "희생" 혹은 "애정,질투" 라고 합니다.
▲ 꼭두서닛과에 속하는 상록 관목인 <백정화>라는 꽃나무가 새하얀 꽃잎을 터뜨렸습니다.
중국 남부와 인도차이나 반도 등지에 분포하는 백정화는 높이가 1미터 정도로 자랍니다 5~6월에 많이 피어나고 눈이 내린 것처럼 흰 꽃이 정(丁)자 모양으로 핀다고 해서 백정화(白丁花)라 부르게 되었다는데, 꽃말은 "당신을 버리지 않음"이라고 한다네요.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
누구의 노래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노래의 가사만은 잊히지 않는 것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노랫말에 나오는 붉은 찔레꽃은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작사가가 해당화를 찔레꽃으로 착각한 것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일종의 시적인 표현으로 허용할 부분이라고도 합니다만 둘 다 추측일 뿐입니다. 야생 장미라고 일컫는 이 찔레꽃을 기본종으로 개량한 것이 바로 장미꽃이라고 하는데, 얕은 산이나 밭 언저리 잡초들 틈서리에서 피어나는 찔레꽃의 수수한 아름다움은 고향 누이를 연상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찔레꽃 꽃말은 "자매의 우애" 또는 "가족에 대한사랑"이라고 합니다.
▲ 공원 옆에 있는 아파트 놀이터 미끄럼틀입니다. 빨강과 주황의 원색이 녹색나무들과 강열한 대비를 이루고 있기에 멋진 작품을 기대하고 셔터를 눌러 봤는데, 뷰파인더로 들여다 볼때와는 달리 그리 멋지게 나오지는 않았네요.
▲ 놀이터 잔디밭에는 <클로버> 군락이 있습니다. 클로버는 유럽이 원산지인 장미목 콩과의 여러해 살이 풀로서 우리나라 전국의 잔디밭이나 산자락의 풀밭에서 많이 자라는데, 토끼가 잘 먹어서인지 우리말로는 토끼풀로 불립니다. 꽃반지의 대명사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클로버.. 나폴레옹이 워터루 전투에서의 일화로 행운의 상징이 된 네잎클로버의 전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아일랜드의 국화이기도 한 클로버의 꽃말은 "약속,행운"입니다.
▲ 클로버 군락 사이에서 삐죽 나온 민들레 홀씨 열매 한송이가 불어오는 바람에 하나씩 흩날리고 있습니다.
▲ 공원 한켠 바닥에 나즈막히 피어있는 야생화인데, 연보라빛이 감도는 새하얀 꽃들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꽃은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야생화도감을 찾아봤더니 <흰씀바귀꽃>과 가장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신이 없습니다...^^
▲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인 <냉이꽃>도 피었습니다.
냉이는 '나생이'라고도 부르는데, 햇볕이 충분하면 정원, 목초지, 들판, 습지, 둑 따위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자랍니다. 다 자라도 높이가 6~20cm에 지나지 않으며 한 꽃의 네 꽃잎이 십자 모양을 이루며 서로 대칭을 보입니다. 냉이의 열매는 하트 모양의 삭과인데, 납작한 삼각형 모양으로 줄기 끝에 꼿꼿이 서서 튀어나온 모습으로 달립니다.
▲ 일년 중 가장 햇살이 아름답다는 5월에 마침표라를 찍기라도 하듯이 공원 옆 아파트 담장마다 넝쿨장미가 선홍빛 꽃송이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너도나도 삼천만이 잘 알고 있는 <장미꽃>의 유래나 꽃말 등의 설명은 건너 뛰고.....
▲ ♬~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 ~
어떤 이들은 이슬먹은 상태인 것처럼 억지로 연출하려고 꽃송이에 물방울을 뿌리고 사진을 찍기도 하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활짝핀 상태의 장미보다는 이렇게 봉오리 상태의 장미꽃 송이를 좋아합니다.
▲ 장미꽃 삼형제(?)입니다. 크기도, 색갈도, 모양도, 비슷한 꽃 세송이가 나란히 줄을 섰네요.
▲ 지난 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던 나무가지에는 <매실>이 탱글탱글하게 열렸습니다.
장미과(薔薇科)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꽃을 보기 위해 심을 때는 매화나무, 열매를 얻기 위해 심을 때는 매실나무라고 부릅니다. 매화꽃은 이른 봄(2~4월)에 잎보다 먼저 나와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피는데 향기가 강하며, 열매인 매실은 핵과(核果)로,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7월쯤이면 노란색으로 변하며 매우 신맛이 나지요.
▲ 많은 사람들이 매실는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더위먹었을 때 밥먹기 전에 한 잔씩 마시면 입맛이 돌며, 밥먹은 다음에 마시면 소화가 잘 되고, 특히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개복숭아>도 붉은 빛깔을 띠며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본래 개복숭아는 마을어귀 언덕 등 지천에 자라던 것인데, 워낙 알이 단단하고 작고 신맛이 강하고 뒷맛이 텁텁하여 그리 사랑받지 못하던 차에 1906년 부터 개량종으로 재배되었고 최근들어 개복숭아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개복숭아의 효능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의학서에 기록되어 온바 있으며, 민간에서는 매실처럼 엑기스나 효소, 술로도 담구어 먹는데, 가장 주목할 효능이 바로 오랜 기침부터 천식과 만성 기관지염에 좋으며 관절염을 완화시키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올해는 날이 따뜻해서 그런지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일찍 익어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뽕나무 가지를 잡아 당겨서 입가에 검은 물이 들 때까지 오디를 따먹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오디는 지름 약 2cm로서 처음에는 녹색이다가 붉은 색에서 검은빛을 띤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데, 익으면 즙이 풍부해지며, 맛은 당분이 들어 있어 새콤달콤하고 신선한 향기가 납니다.
▲ 오디에는 다량의 비타민C 성분이 함양되어 있는데, 오디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C 의 양은 감귤의 1.5배, 사과의 18배라고 합니다. 비타민C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우울증, 신경쇠약, 피로회복, 숙취해소 등등 아주 다양한 효능이 있습니다. 오디나무에도 아름다운 꽃말이 있네요. 꽃말은 "지혜, 못이룬 사랑"이라고 합니다.
▲ 누가 심어놓은 건지, 자생으로 자란 건지, 아파트 자투리 땅에 <파꽃>이 활짝 피어 있네요.
이문재 시인은 '파꽃'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파가 잘 자라는 이유는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이며 그 속을 비워 꽃으로 피워냈다고 하였는데, 역광을 받은 파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들만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 아파트 단지 텃밭에 심은 감자가 꽃을 피웠습니다. <감자꽃>은 씨감자를 심은지 50여일 지나면 핀다고 합니다.
불가사리 모양과 비슷하며 연한 보라색을 띄고 있는 <감자꽃>은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의외로 아름답습니다. 대부분 모든 식물은 꽃이 피고 진 자리에 열매가 생깁니다. 그 열매 속에는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이 씨앗은 지상에 뿌려져 다음 해에 싹을 틔우고 싹이 자라 한 그루의 나무 혹은 한 포기의 식물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감자꽃은 다릅니다. 꽃이 지고 나서도 열매가 생기지 않습니다. 열매가 없으니 씨앗이 있을 리 없습니다. 따라서 감자라는 생명체를 계속해서 보존하고 유지하려면 씨앗 대신 씨감자를 따로 묻어 두었다가 심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 해에도 영양 만점의 굵고 실한 감자를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 감자밭 옆에는 한마리 나비처럼 보이는 <완두콩꽃>이 피어 있습니다.
넓은 꽃잎위에 반쯤 핀 모양새를 하고 있는 완두콩꽃은 마치 날개를 접은 하얀 나비 같기도 하고, 완두콩 잎사귀 가운데를 비집고 나와 꽃을 틔우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완두콩은 멘델(오스트리아의 유전학자 1822~1884)이 실험에 이용한 식물로 유명한데, 그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콩과식물 중 가장 오래된 재배작물의 하나로 완두콩의 화석이 스위스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완두콩을 떠올리니 어린 시절 어머님께서 밥을 하실 때 하얀 쌀밥 위에 몇개의 완두콩을 얹어서 밥을 해주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짜장면에 들어 가는 콩이 완두콩이지요. 녹색의 완두콩, 그것도 대개 4~5개가 들어가지요. 찾아보니 완두콩도 꽃말이 있네요."행복한 결혼과 다산'이라고 합니다.
5월은 이별과 만남이 공존하는 계절인가봅니다.
2014년의 잔인했던 봄과는 이별하고, 저만치 다가오는 싱그러운 여름을 만나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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