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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의 꽃이야기

雨中之花 - 빗속에서 꽃을 찍다.

by 다빈치/박태성 2015. 7. 26.

엊그제 주말에는 마음먹고 서울 근교로 꽃촬영을 나섰는데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꽃 촬영은 광선이 충분한 날 찍는 것도 좋지만 비오는 날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답니다.


카메라가 비에 젖지 않게 하려고 한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한손으로 셔터를 누르려니
포커스 맞추기 쉽지도 않고 여러가지로 매우 불편합니다. 그래서 잔머리를 굴렸지요.^^


카메라 가방에 소형우산을 묶어 고정시키고 가방을 어깨에 메고 찍는 방법을 썼습니다.
뭐,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로 비 맞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 오늘 제일 먼저 만난 꽃은 <새깃유홍초>입니다.
<새깃유홍초>는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로서 7∼8월에 붉은색, 흰색 등의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올라온 긴 꽃줄기 끝에 1∼2개의 꽃송이가 달립니다.

 

 

 

 

▲ 유홍초 종류에는 <유홍초>, <둥근잎유홍초>, <새깃유홍초>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잎이 가늘어서 새깃처럼 보인고 해서 <새깃유홍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지난번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찍어 올렸던 주홍색 유홍초가 <둥근잎유홍초>였습니다.

 

 

 

 

▲ 꽃송이를 클로즈업 해서 찍었습니다만 실제 크기는 50원짜리 동전보다 작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참나리>꽃 앞에서 포커스를 맞추는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 모든 꽃이 다 아름답지만 저는 여름꽃으로는 나리꽃을 특히 좋아하고 즐겨 찍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지만 나리꽃은 종류가 꽤 많습니다. 줄기에 까만 주아가 달린 <참나리>,
하늘을 쳐다보는 <하늘나리>, 땅을 내려다보는 <땅나리>, 그 중간을 보며 피는 <중나리>,
줄기에 털이 있으면 <털중나리>, 줄기에 달린 잎이 어긋나지 않고 돌려나면 <말나리>,
그 외에도 분홍빛 꽃이 피는 <솔나리> 등이 있지요.

 

 

 

 

▲ 빗방울 속에 참나리꽃이 반사되는 효과를 노리고 찍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 꽃의 생긴 모양이 호랑이 꼬리를 닮았다해서 이름 붙여진 꽃, <꽃범의꼬리>입니다.

 

 

 

 

▲ 평소 이꽃에는 벌 나비가 많이 모여드는데 오늘은 비가 내려서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 함초롬히 빗물은 머금은 꽃송이를 들여다보니 맑고 투명한 아름다움이 있네요.

 

 

 

 

▲ 꽃진 자리에 빨간 열매가 맺기 시작한 이놈은 저도 이름이 햇갈리는 놈입니다.
나무 잎의 생김새를 봐서는 <덜꿩나무> 같기도 하고, <가막살나무> 같기도 합니다.

 

 

 

 

▲ 꽃의 모습을 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겠는데 열매가 맺히니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열매가 더 커지면 열매 모양으로 구별할 수 있을텐데 이제 막 맺기 시작한 열매라서
타원형 모양을 하고있어 둥근 열매가 달리는 덜꿩나무, 가막살나무와 달라 보이네요.

 

 

 

 

▲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식물도감과 야생화 카페를 뒤져서 겨우 찾아 냈습니다.
인동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식물인 <나나스덜꿩나무>라고 합니다. 어쩐지 덜꿩나무와
비슷하게 생겼더라구요. 4~5월에 흰색꽃이 가지끝에 모여서 피고  7~9월에 타원형의
붉은 열매가 맺는데, 중국, 일본, 한국에 분포하며 <미국덜꿩나무>라고도 부른다네요.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비추>도 빗방울을 머금은 모습이 꽤 아름답습니다.

 

 

 

 

▲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인 <비비추>는 7~8월 경에 자주빛 도는 흰색의 꽃이 피며
끝이 여섯개로 갈라지고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길게 꽃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 빗방울 맺힌 꽃잎에 촛점을 맞추는데 벌한마리가 비를 피해 날아와 꽃술에 앉았습니다.

 

 

 

 

▲ 그런데... 특이한점을 발견했습니다. 비비추 꽃대에 이상한 곤충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그중에서 한마리를 클로즈업 해 보았더니, 벌레가 아니라 매미가 벗어놓은 허물이었습니다.
매미가 허물을 벗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 비비추 꽃대인가 봅니다.

 

 

 

 

▲ 이꽃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원추리 꽃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조금 다릅니다.
원추리는 여러 종이 있지요. 키가 크고 꽃이 큰 '왕원추리', 가장 작은 '애기원추리', 노란색
꽃을 피우는 '노랑원추리'와 '각시 원추리' 등이 있는데 이것은 <왕원추리>입니다.

 

 

 

 

▲ 백제 사비성에 효성이 지극하고 의좋은 형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평화롭던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다. 아버지는 전쟁터로 나갔다가 황산벌 전투에서 전사했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충성심과 효성이 지극한 두 형제는 나라를
잃은 슬픔과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에 상심해서 몸져눕게 되었다. 병은 어떠한 약을 써도
낫지 않고 깊어만 갔다. 어느 날 밤, 두 아들의 꿈에 부모님이 나타났다. 꽃을 보여주면서
이것을 달여 마시고 힘을 얻어 백제의 부흥을 기약하라고 했다. 두 아들이 그대로 했더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 후 사람들은 원추리 꽃을 일컬어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 불렀다. '경북매일신문'에서 발췌한 원추리꽃에 대한 전설입니다.

 

 

 

 

▲ 여러분도 잘 아시는 '족도리꽃'이라 불리는 <풍접초>입니다.
<풍접초>는 '족도리꽃' 외에도 '백화채', '양각채'라는 이름도 갖고 있으며, 꽃잎의 색갈도
다양하여 흰색, 핑크색, 붉은색, 보라색, 또 이러한 색이 복합적으로 섞인 것도 있습니다.

 

 

 

 

▲ 지난주 서대문독립공원에서도 만났던 <둥근잎유홍초>에도 빗망울이 예쁘게 맺혔습니다.

 

 

 

 

▲ 비가 계속 내리니까 꽃잎을 열지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하얀 꽃술이 참 예쁜데.....

 

 

 

 

▲ 샛노란 <금불초>도 촉촉히 빗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추워서인지 꽃잎이 가늘게 말렸네요.

 

 

 

 

▲ 한참 제철을 맞아 피고있는 <배롱나무(목백일홍)>도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를
맞으며 싱싱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곧 피어날 꽃봉오리에도 구슬같은 빗방울이 맺혔습니다.

 

 

 

 

▲ <범부채>꽃입니다. 활짝 핀 꽃과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 꽃이 지고난 후 맺힌 열매가
같은 가지에 동시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범부채의 원예 품종에는 꽃의 색이 노란색, 진자주색, 흰색, 연분홍색, 진적색 등 다양합니다.

 

 

 

▲ 피고지고를 계속하며 오랜 기간 아름다음을 과시하는 <도라지꽃>도 비를 맞아 싱싱해 보입니다.

 

 

 

 

 

▲ 비를 맞으며 힘들게 꽃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얄밉게도 비가 그쳤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만난 녀석은 <서양톱풀>이란 이름을 가진 조금은 특이한 꽃입니다.
톱풀 종류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인데 잎의 모양이 톱이빨을 닮아서 붙은 이름입니다.

 

 

 

 

▲ 중국에서는 4천년 전부터 신비의 요법으로 쓰였고 중국의 3경 가운데 하나인 역경에서
서양톱풀의 줄기를 이용, 점을 칠 때 영적인 힘을 배가하기 위해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인디언들도 오래 전부터 서양톱풀을 여러 증상에 일종의 만병통치약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신성하게 여겨왔으며 나바호 인디안들은 서양톱풀을 정력제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합니다.

 


말 그대로 雨中之花(우중지화)...
다빈치가 전해드린  빗속에서 만난 오늘의 <꽃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새로운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입니다. 활기찬 월요일 하루를 시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