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오후에는 태능에 계시는 대학 선배님을 뵙고 오는 길에 불암사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불암산에 잠시 올랐습니다. '산들소리수목원' 뒤편 산중턱에서 <누리장나무>를 만났습니다.
<누리장나무>는 마편초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잎과 줄기에서 누린내가 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한자어로는 냄새나는 오동나무라 하여 취오동(臭梧桐)이라고도 부릅니다.
하지만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깁니다. 누린내로 너무 각인이 되어서 꽃핀 시절은
잘 챙겨주지 않고 냄새만 생각하니 누리장나무로서는 조금은 억울할 만도 한 일이지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지만 <누리장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숲의 가장자리나
산비탈의 돌이 쌓여 있는 노출지 등 양지바른 곳입니다. 키는 약 3~4미터 정도의 나무이며,
타원형의 잎은 손바닥만큼 커지기도 합니다.
8~9월에 걸쳐 끝이 다섯개로 갈라진 동전크기 만한 꽃이 흰빛 또는 연분홍빛으로 무리지어
피고 수술이 길게 뻗어나온 모습이 워낙 독특하여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나무입니다.
누리장나무는 가을이 되면 냄새 때문에 생긴 불명예를 씻어 버리기라도 하듯 정말 특별하게
생긴 열매로 우리 눈을 유혹합니다. 열매가 맺힐 때면 붉은 말미잘 모양의 열매받침을 펼치고,
가운데 부분에 1캐럿(지름 6.5밀리미터) 크기의 사파이어 보석같은 예쁜 열매가 박힙니다.
누리장나무의 꽃말은 "친애", "깨끗한 사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네요.
'◆ 다빈치의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에서 가까운 자연속 쉼터 <산들소리수목원> (0) | 2015.08.04 |
---|---|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꽃 <마타리> (0) | 2015.08.02 |
雨中之花 - 빗속에서 꽃을 찍다. (0) | 2015.07.26 |
빗방울과 놀기 (0) | 2015.07.26 |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만난 꽃들 (0) | 2015.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