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연엽산(蓮葉山)에 위치한 연화사(蓮華寺)는 한국 27개 불교종단 중의
하나인 불교종 소속 사찰로서 전통 고찰에는 비할 바 아닌 일천한 역사를 가진
신흥사찰이지만 천년이란 세월동안 절터를 보존해 오다가 동양최대 아미타대불 조성 이후 입소문으로 인한 탐방객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곳입니다.
연화사가 자리잡은 연엽산은 신라시대의 승려이며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비보 사찰지를 선정하기 위해 전국을 순례하던 중 이곳 연엽산에 머물렀는데,
99개 산봉우리의 형상이 연꽃잎처럼 생겼다하여 산이름을 연엽산(蓮葉山)이라 지었다고 하며, 연엽산에 하룻 밤 묵던 중 남녀 화신이 연화봉 쪽으로 내려와 "참 잘 오셨습니다. 산이름도 좋고 비보 사찰을 세우기는 산에 기운이 너무 강하여 산기운이 누그러 질때까지 앞으로 천년의 시간이 지나면 불사의 인연자가 나타날 것이니 그때까지 터를 보호해주십시오."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사찰하나 없이 천년이 넘도록 연합절골이라는 이름으로 절터가 보존되어 온 곳에 화담스님이 기도하던 중 이곳 불연지를 만나 불기 2537년(1993년)에 불사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연화사에 있는 동양 최대의 아미타 대불은 아파트 12층 높이와 같은 무려 36미터에 이르며 불상의 몸 안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올라가면 부처님 머리부분인 7층에 법당이 있어 KBS-TV <스펀지 - 아찔한 법당>이란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바 있는 특이한 사찰입니다.
▲ 10월의 둘째 주 휴일, 오늘의 사찰탐방 목적지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조금은 색다른 사찰입니다.
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빨리 가겠지만 고속도로 통행료도 아낄겸 가을 풍경을 느끼려고
팔당 – 양평 – 용문 – 홍천에 이르는 고속국도를 이용하기로 합니다.전형적인 한국의 초가을 날씨입니다. 푸른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모양이 범상치가 않습니다. 어제 밤에 돼지꿈을 꾸었길래 '로또를 사야지...' 했는데, 구름 모양이 마치 복스런 돼지의 형상이네요..^^
▲ 주말인데도 예상과는 달리 차도 안 밀려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드디어 홍천군 북방면에 도착했습니다.사찰로 진입하는 시골길 좌우의 논에는 추수가 끝난 볏집단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 연화사가 가까워지면서 길가에 피어있는 색깔 고운 국화꽃들도 나보란 듯이 저마다 고개를 내밀었습니다.국화과에 속하는 이 꽃의 정확한 이름은 '분홍바위구절초'라고 합니다.
▲ 길가에 핀 꽃향기에 취해 있다가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저만치 특이한 형태의 연화사 일주문이 보입니다.건축형태로 보아 일주문과 천왕문의 두가지 기능을 가진 것으로 추측 되네요.
▲ 일주문을 통과하며 좌우를 올려다보니 석조 천왕상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다른 사찰의 천왕상에 비해 그리 무섭지 않게 생겼습니다. 가슴에 식스팩이 뚜렷하네요..^^
▲ 일주문을 지나 500미터 정도 산길을 올라가니 넓은 주차장과 함께 연화사 사찰 전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마치 산속에 지어진 호텔같이 생긴 대형건물이 서있고 멀리 왼쪽으로 그 유명한 아미타대불이 보입니다.
▲ 마치 초대형 상가 건물처럼 생긴 대형 전각은 연화사의 대웅전 역할을 하는 <큰법당>입니다.연건평 680평 규모의 큰법당은 3층 건물로서 1층의 식당겸 회관에는 불자들을 위하여 각종 기념행사를 여는 공간이 마련되어있고, 2층은 요사채(방 21개)로서 템플스테이의 용도로도 사용된다고 하며, 3층이 대법당입니다.
▲ 3층 중앙 어간에는 大雄殿(대웅전)이라는 한문 대신에 한글로 새긴 “큰법당”이란 현판 글씨가 이채롭습니다.
▲ 참배를 위해 먼저 3층 큰법당에 올라왔습니다. 한눈에 봐도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축구를 해도 되겠네요..^^
▲ 불상의 배치도 특이합니다. 유명하신 부처님들이 총출동(?) 했나 봅니다. 부처님 7불과 좌우로 2불의 보살상 등, 모두 9불을 불단 위에 모셨으며, 천정에는 보살상과 비천상 등 19폭의 불화를 걸었고, 신중단, 지장단, 영단을 별도로 봉안하였습니다. 법당이 워낙 넓은데다 불상들이 커서 정면에서는 카메라 앵글 안에 다 들어오지 않네요.
▲ 좌측에서부터.. 지장보살, 치성광여래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약사여래불, 미륵불, 관세음보살의 순서입니다.
▲ 참배를 마치고 나와 법당 처마의 단청을 찍는데.. 멀리 황금색 아미타대불이 배경이 되어주네요.
▲ 큰법당 앞마당에 자리 잡고 있는 '소원성취 7층 보궁탑'입니다.
▲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높이 12미터의 7층 석탑으로, 탑 기석층은 연꽃잎을 둘렀으며, 중석층에는 12간지 조각상을 새겼습니다.
▲ 자..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그 유명한 <아미타대불>을 만나러 갑니다
.
▲ 아미타대불의 높이는 무려 36미터(아파트 12층 높이)로서 아미타불로는 동양최대 규모의 불상입니다.
아미타대불은 크기에서 엄청난 위용을 느끼긴 합니다만 넓은 대지에 비해 주변의 조경이 너무 썰렁하여 그 큰 규모만큼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어딘가 조금은 부족해 보입니다.
▲ 아미타불이란 무량광, 무량수 부처님이라고도 하며 극락세계에 존재하는 부처로서 극락세계란 아무런 고통도 없고, 즐거움만 있으므로 '極樂'이라고 한답니다.
▲ 등 뒤쪽에서 바라본 아미타대불의 웅장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불교 역사상 처음으로 부처님 몸 안의 복장으로 사람이 들어갔다 나올 수 있게 설계하여 건립하였습니다.
▲ 자~ 이제 부처님 몸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대불의 오른쪽 아래에 출입구 계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찰을 다녀 보았지만 불상 속을 들어가는 경험은 처음이어서 신선하고 다소 긴장이 되네요.
▲ 복장 내부는 7층으로 되어있는데, 계단을 통해 7층을 올라가면서 부모은중경과 극락도, 천상도, 지옥도를 관람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복장 안에 부모은중경을 조성한 것은 오늘 내가 있기까지 부모님의 10가지 큰 은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한 것이고, 극락도와 천상도, 지옥도를 조성한 것은 일생을 살면서 선행과 악행으로 자기가 뿌린대로 과보를 받는 것을 상징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 드디어 맨 꼭대기인 7층에 도착하니 아담하게 마련된 아미타삼존불 미니법당(?)이 마련돼 있습니다.
▲ 불단 위에 수많은 '길상다라니(吉祥陀羅尼)'가 올려져 있네요. '다라니(陀羅尼)'란 범문을 번역하지 않고 음(音) 그대로 외는 것을 말하며 그 글 자체에 무궁한 뜻이 있어 이를 외는 것만으로도 한없는 기억력을 얻고 모든 재액에서 벗어나는 등 많은 공덕을 받는다고 합니다. 연말까지 기도를 올려 양력 12월31일 자정에 범종 33번을 치고 축원을 올린 후 불에 태운다고 합니다.
▲ 아미타대불 앞에 서있는 5층석탑은 탑 기석층에 사천왕이 옹호하고 탑 중석층에는 사자들이 호위하고 있고, 4각의 맨 밑단은 연꽃잎이 새겨져 있으며 맨 꼭대기에는 연꽃모양의 봉우리가 올려져 있어 탑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 5층석탑 오른쪽 뒤에는 다른 사찰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 않은 포대화상이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습니다.
▲ 포대화상 바로 옆에는 다산과 복을 상징하는 귀여운(?) 4마리의 돼지 조각상이 있는데, 아마도 이시대 가족의 형태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빠돼지와 엄마돼지, 아기돼지 두 마리.. 돼지가족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고 있으니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 큰법당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는 종각에는 금빛 찬란한 황금범종이 걸려 있습니다.
▲ 종각 옆으로 언덕길을 올라 가면 삼성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연화사 삼성각은 전각의 형태가 특이하게도 일반 가정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 내부에는 산신, 칠성, 나반존자를 모셨는데, 이곳 연엽산은 예로부터 여산신이 유명하다고 하여 여산신(할머니 산신)을 모신 것이 특이합니다.
▲ 영험하신 할머니 산신 때문에 신도들의 기도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 삼성각 앞에서 내려다 본 큰법당의 풍경입니다. 가을색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 큰법당 뒤의 벚나무는 어느덧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 삼성각에서 바라본 아미타대불 쪽 풍경입니다. 서서히 해가 넘어가려고 합니다.
▲ 연화사 앞마당 계곡 옆에는 불자들이 쌓아놓은 돌탑들 주변으로 가을색이 짙어갑니다.돌탑에 담긴 소원 하나하나... 모두 성취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계곡 다리를 건너면 석굴 형태의 용왕단이 있고 용왕단 내부에는 인자하고 잘생기신 얼짱(?) 용왕님이 꽃송이를 배경으로 수레바퀴 위에 앉아 계십니다.
▲ 용왕단 뒤쪽 산언덕 위의 야외 지장전에는 지장보살과 창건주 동상이 나란히 서있습니다.
▲ 지장전 언덕 위에서 바라본 연화사 전경입니다.
▲ 지장전 옆쪽 양지바른 터에는 주지스님의 처소인 듯한 요사가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백구 한마리가 경계의 눈초리를 하며 걸어 나오네요.
▲ 카메라를 보더니 경계심을 풀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듭니다. 참 씩씩하게 잘 생겼네요.
▲ 요사채 앞쪽의 천안관음이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普薩)입니다.
▲ 천개의 손, 천수(千手)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표시하는데, 특히 지옥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며 모든 소원을 성취시켜준다고 믿어왔습니다. 천개의 손바닥 하나하나에 눈이 있어,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그 눈으로 보고, 그 손으로 구제하고자 하는 염원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 계곡 다리 옆에 쌓아 놓은 돌탑들 앞에는 석등 하나가 외롭게 가을을 맞고 있습니다.
▲ 계곡 옆 산비탈에는 가을꽃인 <좀개미취>가 연보라색 꽃을 피웠습니다. '좀개미취'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서 구절초와 쑥부쟁이와 비슷하여 일반인들은 구별이 쉽지 않은 꽃입니다.
▲ 잔디밭 낙엽 위에 엎드려 카메라 앵글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그런대로 괜찮은 구도라서 눌러 보았습니다.
▲ 나무가지마다 잎이 단풍으로 물들어 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화려한 붉은 단풍나무보다는 이런 가을잎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구멍이 뻥~ 뚫린 가을 잎새가 제 마음을 닮은 듯 하네요..^^
▲ 역광을 받아 더욱 샛노란 빛을 발하는 가을국화인 <산국>입니다. '산국'은 '감국'과 거의 비슷하게 생겨서 구별이 어려운데, 식물도감을 찾아보니 이놈은 거의 '산국'이 확실해 보입니다.
▲ 정말 오랜만에 이곳에서 다알리아 꽃을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꽃밭에서 보고 처음이네요.
▲ '넓은잎구절초'라고도 부르는 '바위구절초'의 분홍 꽃잎에 앉은 나비가 열심히 꿀을 빨고 있습니다.
강원도 산속이라 어느덧 저녁노을이 지려고 합니다.연화사 사찰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를 아쉬움에 뒤돌아보며 카메라 렌즈를 줌인~해보니멀리 아미타대불이 인자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라고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절집 하나 없이 절터로만 천년의 세월 동안 보호되어 오다가 최근 20여년 전에 불사를 시작한 신흥사찰 연화사.
..
고풍스럽거나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전통사찰은 아니지만, 아파트 12층 높이의 부처님 몸속으로 들어가 불공을 드릴수 있는 조금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
깊고 아늑한 산중에 자리잡고 있어서 고즈녁한 가을 풍경 속에 새와 바람 소리가 벗을 해주는 곳...
강원도 홍천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곳 연화사에 들러 일상의 소란을 잊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며,
불자가 아니더라도 종교를 떠나서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한번 쯤 들러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2013년 10월의 둘째 주, 백팔배 사찰순례...지금까지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연엽산 연화사”에서 <다빈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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