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52 계룡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갑사(甲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首말사이며, 내원암, 신흥암, 대성암,
대적암, 대자암 등의 부속암자를 거느리고 있는 거대사찰입니다.
갑사(甲寺)는 서기 420년(백제 구이신왕1년)에 고구려에서 온 아도가 창건했으며,
505년(무녕왕 5년)에 천불전을 중창하였고, 556년(위덕왕3년)에 혜명이 천불전과
보광명전, 대광명전을 중건했으며, 679년(문무왕19년) 의상이 당우 1,000여 칸을
더 지어 화엄도량으로 삼아 신라 화엄10찰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옛부터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은 봄에는 마곡사 풍경이 좋고,
가을에는 계룡산 갑사 풍경이 좋다는 말로서 갑사의 가을단풍은 계룡8경 중의
하나로 진즉부터 그 빼어난 절경으로 널리 소문이 나 있습니다.
(2013년 11월 1일 촬영)
2013년 11월 1일 금요일... 하늘 높고 말이 살찐다는 전형적 가을 날씨...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계룡산으로 가는 국도로 들어오니 길 우측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아담한 호수(계룡저수지 낚시터)가 안개 속에 환상적 풍경을 연출합니다.
갑사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샛노란 은행나무 터널 길이 1킬로미터 정도 이어집니다.
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오니 옛 시골 장터같은 풍경이 반기고 있습니다.
아침을 안먹고 온지라 이곳에서 도토리묵과 장터국밥으로 아점을 해결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계룡산의 가을 풍경입니다.
갑사 안내판을 따라 포장도로를 조금 걸으니 일주문(一柱門)이 나타납니다.
일주문은 계곡을 따라 갑사로 오르는 입구 매표소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정면에 "鷄龍山甲寺"라고 쓴 현판을 달았고, 지붕은 겹처마에 맞배지붕으로
기둥은 깔끔하게 치목한 원주이며 그 아래를 잘 다듬은 돌로 받치고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갑사로 진입하는 "5리 숲길"은.. 봄에는 황매화가 아름답게 피고,
여름이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숲과 이름모를 산새소리가 들리고,
가을이면 단풍이 장관을 이루는데, 역시 가을 길이 제격이라고 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계곡길을 오르다 보면 사천왕문(四天王門)이 나타납니다.
도리통3칸, 양통2칸으로 장대석으로 쌓은 나지막한 기단 위에 세워진 사천왕문은
지붕은 겹처마에 맞배지붕으로 박공에는 풍판을 달았습니다.
조선시대 후기 천왕문의 일반적 건축 형식을 따르고 있으나 기단에 사용된
장대석과 깔끔한 치목 등 세부인 기법에서 현대적 모습을 풍기고 있습니다.
주진입로 옆으로는 자연생태 탐방로가 있는데, 곳곳에 쉼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젊은 부부가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주차장에서 10여분 정도 길을 오르니 갑사에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오던 길을 내려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경치가 참 좋네요.
드디어 갑사 앞에 도착했습니다.
맑은 가을 하늘아래 단풍과 어울어진 멋진 전각은 갑사의 강당(講堂)입니다.
1981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95호로 지정된 강당(講堂은 원래 승려들이
법문을 강론하던 건물로 정유재란(1597)으로 불탄 것을 다시 지은 것인데
내부는 내주(內柱:실내 기둥)를 사용하지 않은 통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면에는 "鷄龍甲寺(계룡갑사)"라는 사액이 걸려있는데
1887년(고종 24년) 충청감사 홍재희(洪在羲)가 쓴 것이라고 합니다.
강당 옆 돌계단을 오르면 대웅전과 함께 사찰 앞마당 전경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 구경은 좀 있다 하기로 하고, 법당에서 우선 백팔배부터 해야겠지요.
대웅전 (大雄殿)은 갑사의 중심 법당으로 산을 등지고 서향으로 서있습니다.
갑사 사적기에는 1604년(선조 37)에 갑사를 중창하면서 대웅전을 중건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건축양식이 17세기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웅전은
이때 중건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로 옆면이 사람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 건물로서
지형의 경사로 인해 건물의 앞쪽에는 높은 축대를 쌓아 기단을 구성했고
법당 좌우에는 폭이 넓은 돌계단을 두어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정면 현판의 판서에 '강희8년 기유6월 일서'라 쓴 것을 보아 현종 10년(1669)에
쓰여진 것으로 판단되며 필체는 한석봉 계통의 명필입니다.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모니불을 본존으로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을 협시로 모시고,
석가여래불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약사여래불 좌협시로 관세음보살을,
아미타불 우협시로 대세지보살을 모셨습니다.
본존불 뒤쪽 벽에는 석가여래삼세불도(보물 제1651호)가 걸려 있습니다.
대웅전 우측 옆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참배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대웅전 앞마당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적묵당(寂默堂)은 종무소 겸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로서 "ㄴ"자 형의 평면구조이며, 대웅전 앞마당 쪽으로
툇마루를 마련해 개방시켜 참배객들이 앉아서 쉴 수있도록 하였습니다.
관세음보살 천불봉안 불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크게 붙어 있네요.
대웅전 앞마당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진해당(振海堂)입니다.
진해당은 "ㄱ"자형의 평면 형태로 스님들의 처소 겸 선방으로 사용되는 온돌방과
불단을 마련하여 예불을 드릴 수 있도록 한 대방(大房)을 갖추고 있습니다.
진해당 뒷뜰의 단풍나무가 화려하게 물들었습니다.
범종루(梵鐘樓)는 강당 앞마당 북쪽으로 누강당과 평행하게 자리잡았으며
앞면 3칸, 옆면 2칸의 누각 형식으로 지붕은 겹처마 팔작지붕 형식에
기둥은 모두 원주이며, 아래층은 비워 두어 사진 전시회등 각종 행사용도로 쓰고 있네요.
2003년에 신축했다는 종루 마루 위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 등이 있습니다
삼성각(三聖閣)은 칠성, 독성, 산신을 함께 모신 전각으로 대웅전 남쪽의
언덕 위에 위치했으며, 앞면 3칸 옆면 2칸의 겹처마 맞배지붕 형식입니다.
내부에는 후면의 벽에 의지해 긴 불단을 만들고 어간에 칠성탱,
좌우 협간에 산신탱과 독성탱을 봉안하였습니다.
삼성각 뒤쪽에 서있는 감나무에는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사진을 찍느라고 많이들 모여 있네요.
먹음직스러운 감들이 가을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납니다.
다빈치의 멋진 사진솜씨(ㅎㅎㅎ) 덕분에 너무너무 맛있게 보입니다.
몰래 몇개 따려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관음전(觀音殿)은 삼성각 옆에 최근에 지어진 전각입니다.
적묵당에 걸린 ‘관음전 천불 봉안 불사중’이란 현수막을 보았는데
내부에는 관세음보살 천불이 거의 완성돼 가고 있는 듯합니다.
관음전 앞마당에서 만난 스님 한분.. 왠지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네요.
삼성각과 관음전 뒤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대적선원(大寂禪院)입니다.
최근에 지은 스님들의 수행공간으로 보이는데, 대적(大寂)은 열반을 의미합니다.
향적당(香積堂)은 대웅전 북쪽, 담장으로 구획된 영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정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게 문을 닫아 놓아서 팔상전 오르는 길에 찍었습니다.
팔상전 (八相殿)은 대웅전이 있는 중심 영역에서 북쪽 계곡을 건넌 산언덕에
서향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면 세칸에 각각 삼분합문을 달았습니다.
내부에는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8폭으로 나누어 그린 팔상탱을 봉안하였으며
석가여래상과 함께 관세음보살상을 모셨습니다.
팔상전 위쪽으로 남향하여 위치하고 있는 표충원(表忠院)입니다.
조선 영조14년에 왕명으로 지은 사당으로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켜
왜적을 격퇴한 서산대사, 사명대사, 영규대사의 공을 기리기 위해 세웠습니다.
사당을 중심으로 앞쪽에 넓은 마당이 있고, 마당 주변을 담장으로 에워쌌으며
사당과 중심축을 맞추어 담장 정면에는 출입문인 일각문을 두었습니다.
표충원 앞마당에도 단풍나무 옆으로 잘 익은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다.
대웅전에서 동쪽 계곡으로 약 100m정도 올라간 곳의 동굴 안에 모셔져 있는
석조약사여래입상(石造藥師如來立像)입니다.
원래는 갑사 뒷산의 사자암에 있었던 것이라고 하는데 전체적인 구성미와
조각 형식으로 보아 고려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오른손은 가슴까지 들어 올리고 있으며, 왼손에는 약함을 들고 있어서
약사여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약사여래석불로 오가는 길목에는 참배객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52호인 사적비(事蹟碑)는 갑사의 서쪽에 세워 있는데
조선 현종 원년(1659년)에 세운 것으로 갑사의 창건과 역사가 새겨 있습니다.
비문은 당시 여주 목사 이지천이 짓고, 공주목사 이기징이 썼다고 합니다.
사적비 아래쪽으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스님들의 묘탑(墓塔)이 한 곳에 집중된
부도군(浮屠群)이 조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단순한 석종형(石鐘形)입니다.
백팔배를 마치고 사찰을 두루 살피고 내려가는 길...
아까 올라올 때, 젊은 부부가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던 그자리에 예쁘게 생긴
중년의 보살님이 벤치에 외롭게 앉아서 가을 풍경을 음미하고 있습니다.
근데... 마음 여린 다빈치, 용기가 없어서 전화번호를 따지를 못해서 마이 후회스럽네요..^^
오늘이 아마도 올가을의 마지막 단풍구경 나들이가 되겠지요...
계룡산의 맑은 공기, 화려한 단풍과 함께 부처님 앞에 108배를 경건하게 하고 왔습니다.
2013년 11월의 첫날, 지금까지 계룡산 갑사에서 <다빈치>였습니다.
불자 님들,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성불하십시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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