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사(元一寺)는 불기 2523년(1979년)에 창건(創建)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사찰로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강남서로90번길(구갈동 129번지) 강남대학교 뒤편 석성산(石城山)
아래 자락에 위치하며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아담한 규모의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석성산(石城山)은 높이가 약 471미터로서 경사가 완만하지만 서쪽으로는 산세가 험하며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었습니다. 석성산에는 지금부터 약 1500년 전에 고구려 장수왕이
개로왕을 죽이고 쫓기는 백제군을 몰아 남하하던 고구려가 이곳을 장악했을 당시(475년)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石城)이 있습니다.
원일사(元一寺)는 대한불교법상종(大韓佛敎法相宗) 소속의 사찰로서
우리나라의 법상종(法相宗)은 통일신라시대에 전해지며 신라승 원측은 현장의 법을 받아
신라 법상종을 크게 일으켰으나, 보수적인 경향을 띰과 동시에 일반 민중 불교와는 점점
멀어지는 모순을 보여주게 되었고, 고려시대에 들어와서 법상종은 화엄종(華嚴宗)과 함께
교종(敎宗)의 2대 종파가 되었으며 대각국사묘지(大覺國師墓誌)에는 불교 6학파의 하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원일사의 주지스님은 비구니 스님이신 혜명스님입니다.
(2014년 6월 20일 촬영)
▲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에 있는 강남대학교에 볼일이 있어 가는 길입니다.
일찍 끝낼 수있는 일이라 주변 가까운 곳에 사찰이 있는지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강남대 부근에 <원일사>라는 사찰이 나옵니다. 신갈오거리에서 기흥역 쪽으로 가다가
신호 대기중에 네비게이션을 켜고 친절한 미스김에게 가는 길을 물어 봅니다.
▲ 기흥역 → 수원CC → 강남대 앞에서 좌회전 하라고 알려주네요. 9분 거리랍니다.
▲ 강남대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나와 강남마을 1,2단지를 가르는 길을 올라가니
저 멀리 산아래로 미륵석불이 보이고 "원일사 입구"라는 안내판도 보입니다.
▲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있는데 어디서 "멍~ 멍~"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워낙 한적한 사찰이라 찾아온 불청객이 반가워서인지 모자 견공이 인사를 하나 봅니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사찰 전경... 등나무로 꾸민 파고라 쉼터 뒤로 법당이 보입니다.
▲ 법당으로 오르는 돌계단 옆에는 "元一寺" 라고 새긴 대형 표지석이 서있습니다.
▲ 우선 백팔배부터 해야겠기에 먼저 대웅전(大雄殿)으로 향합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대웅전이 규모가 크고 건축미도 있으며, 단청도 아름답고,
법당 앞마당과 주변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어 기분이 참 좋습니다.
▲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접시꽃 당신(?)"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따봉~"입니다..^^
일부러 시간 내어서 접시꽃을 찍으러 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운좋게도 이곳에서
올해 처음으로 접시꽃을 만나게 되다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 대웅전(大雄殿)은 전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팔작지붕 형식으로 전면 각칸은 4분합
창호를 달았으며, 6개의 각 기둥에는 황금색 글씨의 주련을 걸었습니다.
▲ 전면 어간 중앙에는 "大雄殿" 현판 아래로 좌우에 황룡과 청룡상을 돌출하였습니다.
▲ 대웅전 내부 전경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규모도 크고 짜임새가 있습니다.
▲ 후벽에 기대어 일자형 불단을 마련하고 중앙불단에는 삼존불을 모셨으며,
삼존불 좌우에는 양각의 황금조각으로 된 신중탱과 칠성탱을 봉안하였습니다.
▲ 주불인 석가모니불을 중앙으로 좌우에 대세지보살과 약사보살의 삼존불을 모셨습니다.
세분 다 가느다란 눈매이지만 인자하신 표정으로 먼곳을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 시계방향으로 ①천정에 설치한 화려한 색감의 닫집, ②서쪽 벽면의 지장탱,
③석가모니불 좌측의 신중탱, ④석가모니불 우측의 칠성탱 입니다.
▲ 지은지 오래되지 않은 법당이라 단청의 색감도 선명하고, 모든 게 깔끔합니다.
▲ 대웅전의 동쪽 옆에는 1984년에 조성된 야외미륵전(野外彌勒殿)이 있습니다.
▲ 미륵존불(彌勒尊佛) 주위에는 접시꽃을 비롯한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원일사 주지스님(비구니)이신 혜명스님께서 미륵 부처님을 모시라는 현몽을 받고
1984년 3월 갑자년(甲子年) 갑자시(甲子時)에 미륵전을 조성하였는데, 봉안법회날 아침
스님 손바닥에 범어(梵語)가 각인 되어졌다가 사라지는 이적(異跡)이 일어 났다고 합니다.
▲ 2단으로 된 대칭형 연화대(蓮花臺) 위에 서 계시는 미륵존불(彌勒尊佛)의 머리에는
사각모자 형태의 돌갓을 쓰고 계시는데, 이 돌갓을 보개(寶蓋) 또는 천개(天蓋)라고 합니다.
▲ 네모난 천개(天蓋)가 2중으로 얹혀 있으며 네 모서리에는 작은 풍경이 달려있습니다.
천개(天蓋)는 글자 그대로 '하늘 뚜껑'인 셈인데, 실내가 아닌 노천에 세워진 석불에는
눈비가 닿는 것을 막기 위해서 모자처럼 불상 머리 위에 얹은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팔만대장경 '미륵하생경'에 의하면, 미륵불은 '천관(天冠:신성한 하늘갓)'을 쓰고 있다고
하며, 고려시대 때에 일시적으로 유행처럼 불상의 머리에 갓을 씌웠다고 전합니다.
▲ 미륵존불의 연화대 아래쪽 기단부에는 각 면마다 사천왕상을 조각하였는데,
원일사의 위치상 협소한 부지관계로 일주문(一柱門)과 천왕문(天王門) 조성을 못했기에
미륵석불에 사천왕상을 조각한 것이 아닌가 하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 대웅전 동쪽 앞마당 미륵전 옆에 자리잡고 있는 원일사 삼층석탑(三層石塔)입니다.
국보 제21호인 불국사 석가탑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보이는 원일사 삼층석탑은 1984년에
미륵존불을 건립할 때 같이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 일반적으로 삼층석탑의 구조는 하대석과 상대석으로 이루어진 맨아래 기단부와,
옥개와 옥신 등 옥계석으로 층의 높이가 나뉘는 탑신부, 보륜·보개·보주 등으로
장식된 탑의 맨 꼭대기 부분인 상륜부, 이렇게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일사 석탑의 특이한 점은 기단부 면석의 각면에 3개씩 12지신상(十二支神像)을
양각으로 조각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3개 층의 각 옥개석(屋蓋石) 사이의 옥신(屋身)에도 각각 조형물 조각이 있는데,
1층 옥신의 4면에는 각각 사천왕상(四天王像)이 조각되어 있고, 2층과 3층 옥신에는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불상이 양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 1층 옥신(屋身)에 새겨진 사천왕(四天王) 중의 하나인 북방다문천왕(北方多聞天王)
입니다. 북방다문천왕은 북주(北洲)를 수호하는 천왕으로 항상 부처님 도량을 옹호하고
설법을 듣는다고 하여 다문천왕(多聞天王)이라고 부르며, 왼손에는 보탑을 들고 있고,
오른손은 창을 잡고 있습니다.
옥개석에는 작은 풍경을 걸어 놓았고, 신도들이 소원을 빌며 갖다 놓은 것으로 보이는
포대화상, 동자승, 돌하루방 등의 각종 미니불상들이 기단위에 놓여 있습니다.
▲ 옥개석에 걸린 작은 풍경이 불어오는 바람에 맑은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습니다.
▲ 불교에서는 자기 소원의 발원, 가정의 평안, 자식의 건강, 영가의 극락왕생 등을
빌기 위하여 등(燈)을 밝히고 있는데, 부처님의 복덕과 지혜를 끌어내기 위해 등(燈)을
피운다해서 이것을 인등(引燈)이라고 하지요.
▲ 이러한 인등을 모아서 모셔놓은 인등각(引燈閣)이 미륵존불 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등각은 앞면 3칸, 옆면 1칸규모로 풍판을 달지 않은 맞배지붕 형식의 전각입니다.
▲ 내부의 불단 중앙에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셨는데, 주지스님의 말씀으로는
인등을 모신 별도의 전각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꽤 많은 사찰을 다녀 보았지만 저도 인등각은 이곳에서 처음 봅니다.
▲ 인등각 앞마당에는 돌거북과 석등이 세워져 있는데, 석등은 속리산 법주사에 있는
국보 제5호인 쌍사자 석등을 모방하여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 인등각 앞에서 대웅전 쪽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그럴싸한 구도가 만들어 지네요.
▲ 대웅전 뒷산 서쪽편에는 돌계단을 올라 언덕 위로 삼성각(三聖閣)이 있습니다.
▲ 내부에는 후면 벽에 기대어 설치한 일자형 불단 위에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를 중심으로
좌우에 산신탱(山神幀)과 독성탱(獨聖幀)을 모셨는데, 치성광여래불은 유리관을 씌웠습니다.
▲ 대웅전 뒷산 동쪽 언덕 위 숲속에는 산신각(山神閣)이 자리잡았습니다.
▲ 삼성각이 있는데도 별도의 산신각이 또 하나 있는 것으로 보아
삼성각을 짓기 이전에 이미 산신을 모셔놓았던 전각으로 추정됩니다.
▲ 대웅전 서쪽편 언덕 아래쪽에 있는 요사채 앞에는 원일사공덕비(대공덕주 황혜성)와 함께
元一寺彌勒尊佛功德碑(원일사미륵존불공덕비)가 나란히 서있습니다.
▲ 사찰의 서쪽 요사채 뒷산으로 올라가서 내려다 본 사찰 전경입니다.
사방이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소박한 가람의 모습이 아늑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 산에서 내려와 다시 대웅전 앞마당으로 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접시꽃을 보려구요...
▲ 접시꽃을 만나게 되면 언제나 도종환 시인의 詩 "접시꽃 당신"이 생각납니다.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 중 략 ...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 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인 접시꽃은 쌍떡잎식물 아욱과의 다년생식물로
1~3m 정도의 높이로 자라며, 꽃이 피는 시기는 6월에서 8월까지입니다.
꽃 색깔은 다양해서 흰색, 노란색, 분홍빛 섞인 붉은 색, 자주색 등을 띠며
꽃말은 "애절한 사랑, 열열한 사랑"입니다.
▲ 접시꽃은 장미처럼 요염하지도, 난초처럼 청초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백합 같은 고결함이나 목련같은 향기는 지니지 않았지만
크게 두드러진곳 없는 평범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어
대중 속에 뿌리 박고 사랑받아 온 꽃이 되었지요.
▲ 대웅전 주변을 비롯한 곳곳에는 아름다운 꽃들과 과일나무들을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 요사채 아래쪽 언덕에서 찍은 분꽃, 달맞이꽃, 봉숭아꽃, 초롱꽃입니다.
▲ 인등각 뒷마당에 서있는 키작은 보리수나무에는 보리수 열매가 잘 익어가고 있고...
▲ 대추나무에도 꽃이 피었으며, 포도나무는 꽃이 지면서 작은 열매가 맺혔고,
주먹만하게 자란 복숭아는 붉은 빛이 더해가고 있으며, 피마자(아주까리)에도
성게처럼 생긴 열매가 열렸습니다.
▲ 오각형 분홍색 꽃잎이 아름다운 이꽃은 이름을 몰라서 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끈끈이대나물"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찍을 때는 보지 못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송이 사이에 거미란 놈이 거미줄을 쳐놓았네요.
▲ 대웅전 뒤뜰에서 본 여뀌풀입니다. 흔해빠진 잡초지만 클로즈업 해보니 나름 예쁩니다.
주지스님이 비구니스님이라서 그런지 아름다운 꽃들과 과일나무를 잘 가꾸어 놓아 사찰 전체에서 섬세한 여성스러움이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업무차 출장길에서 계획에도 없이 들렸던 도심속 산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접시꽃도 만나고 짙어가는 녹음의 숲속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그야말로 힐링의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용인 강남대에서 가까운 곳에 계시는 분들이나, 이곳을 지나는 기회가 있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 드리는 곳... <원일사>입니다. 지금까지 용인시 기흥구 <석성산 원일사>에서 다빈치가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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