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읍 영월군청 바로 앞에 자리잡은 <동강사진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공립사진박물관으로서 2005년 7월에 개관하였으며 국내 최초로 사진마을 선언을
통해 사진의 고장으로 거듭난 영월이 사진마을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신활력
사업인 '박물관 고을'의 육성 발전을 위해 건립한 문화 기반시설입니다.
3,000여 평의 부지 위에 연면적 587평 규모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세워진
동강사진박물관은 상설전시실 1실, 기획전시실 2실을 포함한 3개의 전시실과
별관, 야외회랑 및 다목적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박물관 소장품으로는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사진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대표작과 2002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동강국제사진제' 참여한 작가 및
'동강사진상' 수상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강원다큐멘터리사진사업 관련작품,
영월군민의 기증사진 등 약 1,500여 점의 사진작품과 130여 점의 클래식 카메라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소개내용은 박물관 홈피 참조 : http://www.dgphotomuseum.com)
▲ 어제는 경북 영주 부석사를 둘러보았고, 오늘은 아침 일찍 강원도 영월에 도착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날씨가 도와 주지 않네요. 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 "영월"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영월을 조금 아시는 분들이라면
단종의 슬픈 역사, 동강 래프팅, 방랑시인 김삿갓, 청령포, 한반도 지형, 석탄산업.. 등을
줄줄이 떠올리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월은 이러한 문화·관광자원 뿐만 아니라, '박물관고을특구'로서 영월군 전체에
24개의 다양한 박물관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듯 합니다
이 많은 박물관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사진에 관심이 많다보니 <동강사진박물관>을
오늘 오전의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오후에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법흥사'이구요...
▲ 영월군청 바로 앞에 위치한 <동강사진박물관>은 진입로부터 독특하게 꾸며놓았습니다.
▲ 박물관 주차장 입구에 세워진 <소년의 꿈>이란 조각작품이 강한 인상을 줍니다.
▲ 두손 안에 모든 걸 담고 있는 앵글 속에 앉아있는 소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건물 외관 디자인이 특이합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 앞면의 절반을 가리고 있는 초대형 현수막 사진입니다.
마침 제가 방문한 날은 제13회 동강국제사진제가 열리는 기간이었는데 이 사진은
거리설치전의 일환으로 사진가 강응규씨의 <영월시선>이란 제목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 초대형 사진 속의 누각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6호인 영월의 자규루(子規樓)입니다.
자규루는 1428년(세종10년) 영월군수 신권근이 창건한 누각으로서, 창건 당시의 이름은
매죽루(梅竹樓)였다고 하며, 단종임금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을 때 잠시
지내던 곳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누각 주변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고, 숲 속에는 두견새의 울음이 그치지 않아
단종은 자주 누각에 올라 자규시(子規詩)를 읊었다고 하며, 자규(子規)란 피를 토하면서
구슬피 운다고 하는 두견새를 가르키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견주어 지은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영월 사람들은 단종이 죽은 후 자규루라 이름하여 그의 죽음을 애도했던 것입니다.
누각 앞면에는 "자규루", 뒷면에는 "매죽루(梅竹樓)"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사진 전시는 시작 됩니다.
박물관 건물 주변 외부는 전체가 야외 전시장입니다. 그저 작품만 전시해 놓은 것이
아니라 작품 설명까지 곁들인 친절함까지 배려해 놓았습니다.
▲ 내부로 들어가는 진입공간에도 작품을 전시해 놓았으며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건물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 입구를 들어서면 우측 벽면에 특이한 배열의 사진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영월10경(寧越十景)의 사진을 이용, 여러개의 액자를 한반도 모양으로 배열했습니다.
▲ 박물관 건물 1층은 상설전시실과 제1전시실, 제2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Yeongwol Gallery(영월갤러리)>에서는 역대 '동강사진상' 수상자들의 주요작품을
컴퓨터로 검색할 수있고 영월 동강의 수려한 풍광도 대형 액정화면의 슬라이드쇼
형태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내부 동선에 따라 제1전시실부터 관람해 보기로 합니다.
▲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에서는 7월18일~9월21일까지 열리는 동강국제사진제의 일환으로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호주 현대사진작가전>으로 "Episodes"란 주제입니다.
▲ 호주를 대표하는 12명의 현대사진가들의 작품으로 구성진 전시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국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으며 특히 '트레시 모펫'의 영상작도 함께 상영되는데,
이 작품은 짧은 영상이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 2층으로 올라가 <사진체험실>로 들어 갑니다.
▲ 렌즈와 초점거리, 조리개와 피사계 심도, 셔터와 움직임의 포착 등 사진의 원리를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LED 모니터를 통해 실감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 헤드폰을 끼면 인류의 발견, 투시촬영, 역사속의 인물 등의 설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 크로마키 시스템을 이용하여 영월의 풍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만드는 코너입니다.
관람객이 직접 여러개의 영월배경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터치스크린으로 촬영을 한 후에
1층 안내테스크에서 찾으면 되는데, 출력비는 유료이며 한장당 2,000원을 받습니다.
▲ 마운팅이 된 슬라이드필름을 라이트박스 위에 나열해 놓고 루페(확대렌즈)를 통해
들여다 볼 수있게 해놓았습니다. 디카가 없던 필름카메라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 이곳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입체사진 갤러리>입니다.
▲ 적청안경(입체사진 감상용 편광안경)을 끼고 영월풍광을 입체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사진으로 보는 시대별 역사와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를 연대별로 전시함으로서
일목요연하게 사진기의 변천사를 알아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삼성전자에서 설치한 <삼성스마트카메라 갤러리>에서는 요즘 새로 나오는 카메라를
만져볼 수 있고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여러가지 촬영도 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입니다.
▲ 화려한 볼거리가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마치 삼성전자 홍보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며
공립 사진박물관의 품격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한 기분입니다.
▲ 1,2전시관이 있는 본관에서 밖으로 나오면 본관 건물 바로 옆의 작은 별관 건물에는
제3전시실이 있는데, <동강사진상 수상자전 - 구본창>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 한국 사진계 유학 1세대인 구본창 사진가는 예술사진, 영화 포스터, 패션, 인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로서 그의 작품집, 인터뷰 기사, 전시리플릿 등과 함께
백자사진을 이용한 디지털아트작품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전시에서는 '탈', '산수', '백자' 등 그의 대표작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별관 1층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어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커피도 마실 수 있는데,
벽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 외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전망, 심플한 인테리어,
특히 의자의 디자인과 컬러가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 박물관의 건물 외관이 특이하고 아름답다 했더니 이 건물은 2007년 우수경관건축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특히 건물 위의 원형 돌출부분과 둥근 구멍들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카메라 모양의 형상이라고 합니다.
▲ 박물관 건물 외부는 전부가 전시공간이라 할만큼 야외회랑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신의 땅>이라는 주제로 '보도사진가전'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히말라야 산맥 14개 봉우리,
남극, 북극, 사막 등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곳을 기록한 5명의 보도사진가의 작품입니다.
▲ 박종우 사진가는 오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신경훈, 서영걸 사진가는 북극과 남극을
다큐멘터리적 관점으로 바라보았으며, 이창수 사진가는 히말라야 14개 봉우리와 그 주변
사람들을 기록한 작품을, 그리고 남영호 사진가는 세계 10대 사막을 무동력으로 횡단하면서
촬영한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 박물관 본관 옆에는 미래의 사진영상인을 길러내기 위한 <전국초등학생 사진일기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효도에 관한 이야기, 주변 친구와의 관계, 가족 중심 사진,
자연 관찰 등 다양한 소재의 사진일기 81점의 수상작은 초등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박물관 건물 뒷쪽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각종 야생화와 나무들로 조경되어 있습니다.
▲ 박물관 외벽의 담쟁이는 건물의 독특한 모양을 따라 멋스럽게 뻗어나가고 있네요.
▲ 붉은색 선명한 꽃줄기와 검은색 열매를 가진 이것의 이름은 <미국자리공>입니다.
▲ 빗물을 머금은 이꽃은 저도 처음 보는 꽃인데, <란타나>라는 이름의 꽃입니다.
▲ 우리가 흔히 나물로도 먹는 <방아>인데요, 꽃이 핀 것은 이곳에서 처음 보게 되네요.
▲ 이 꽃은 <풀협죽도(플록스)>라는 꽃으로서 요즘은 도심지 공원에서도 볼 수 있지요.
▲ 본관 건물 앞 주차장 건너편에는 디자인이 특이한 대칭형 건물이 있습니다.
건물 외벽을 장식한 그래피티 디자인의 색감이 화려하고 선명해서 눈길을 끕니다.
작년 <2013년 동강국제사진제>의 개막에 맞추어 완공한 <창작체험실>이라고 하는데,
건물 내부에는 제4, 제5, 제6전시실이 있습니다.
▲ 전시실 관람을 위해 계단을 오르니 전시실 진입구의 유리로 된 현관 천정에
빗물이 고여서 추상적인 물방울 문양이 만들어 졌네요. 한편의 미술작품 같습니다..^^
▲ 제4전시실에서는 최민식 작가의 작품 중 동강사진박물관이 구입하고 기증을 통해
소장하고 있는 <인간(HUMAN) 작품 시리즈>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이번 전시는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 역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기고 지난 2013년에 타계하신
故 최민식 선생을 기리는 전시라고 합니다.
▲ 제5,6전시실에서는 <강원도 사진가전>이 열리고 있는데, 강원도 출신으로 사진가
김병훈, 박홍순, 방병상, 최광호 씨와 故박건희 사진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동강사진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들자면
구성면에서 볼 때, 필름카메라 시절의 사진의 현상, 인화 과정 등 관람자가 직접
체험하는 공간 운영과 최근의 대세인 디지털 사진에 대한 알기 쉬운 이론 소개 등의
부족함 등, 너무 수박 겉핧기식의 나열적인 전시 구성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전시 공간의 한계성이나 예산상의 문제 등이 있었겠지만요...
그러나 영월 <동강사진박물관>이 일본의 '도쿄사진박물관'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건립된 공립사진박물관이라고 하니 그 의미는 큰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박물관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함께 주변 자연경관도 뛰어나게 아름답기에 정원 속의
야외 전시장을 거닐면서 영월 하늘의 맑은 공기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을
감상해 보시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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