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업무차 경기도 용인 신갈의 기흥구청에 들렸는데, 예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기흥구청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백남준아트센터 뒷산 <상갈공원>을 산책하고 왔습니다.
푸르고 드높은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멋진 그림을 그려놓은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입니다.
백남준아트센터와 경기도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사이에 위치한
<상갈근린공원>은 교통이 편리하여 용인 시민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찾아온 방문객들도
다양한 야생화들을 관찰하면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힐링공간으로 소문이 난 곳입니다.
▲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백남준아트센터로 가는 대로변에 특이한 벤치를 발견했습니다.
어림잡아 15미터가 넘어보이는 어마어마한 길이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제일 긴 벤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기념(?)으로 잠깐 앉았다 가려는데...
벤치 틈사이로 피어난 야생화 한그루가 나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외관상 개망초를 닮은 쑥부쟁이로 보이는데 영양섭취를 제대로 못해서인지 너무 날씬(?)하게 생겼네요.
주황색 블라인드 나무판을 배경으로 멋진 구도의 꽃꽂이 작품을 보는 것 같습니다.
▲ 백남준아트센터는 2003년 430여 명이 참여한 국제현상설계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독일 건축가 크리스텐 셰멜과 마리나 스탄코빅이 공동으로 디자인한 건물로서 총 부지
5,600㎡에 지상3층, 지하2층으로 전시실, 비디오 보관실, 다목적 공간 등이 있습니다.
올해 2014년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30주년을 맞는 해로서 8월 17일 ~ 11월 16일까지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만, 오늘의 목적지는 내부관람이
아니라 백남준아트센터 뒷산에 있는 <상갈공원>이므로 건물 옆길로 올라 갑니다.
▲ 백남준아트센터 건물은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거울이 특징이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석 돌벽과 역시 돌로 짜맞춘 바닥의 곡선 구조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 건물의 옆길을 따라 뒷산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축축한 기운마저 감도는 시원한 숲을 따라 흙길을 걷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 상갈공원 산책로 입구에서 처음 만난 것은 맥문동(麥門冬) 군락입니다
<맥문동>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로서 잎 사이에서 길게 만들어진 꽃자루 위에
연보라색 꽃이 무리지어 피는데,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녹색을 지니기도 합니다.
▲ 맥문동(麥門冬)이란 이름은 한방에서 온 명칭으로서 겨울(冬)의 잎 모양이 보리(麥)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겨울철 체력을 증진시키고 기침 천식의 예방효과가
있어 한방에서 약재로 쓰인답니다. 맥문동의 꽃말은 "겸손, 인내"라고 합니다.
▲ 길가 산비탈에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있는 이놈은 <미국자리공>이란 식물입니다.
자리공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미국자리공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 식물로서
6월~9월에 담홍색 꽃이 피고, 9월~10월에 광택이 나는 흑자색의 열매가 열립니다.
꽃말은 "환희, 소녀의 꿈, 은밀한 사랑" 등 여러개를 가지고 있네요.
▲ 언덕 돌담 위에 토끼풀 꽃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토끼풀이라 하면 우리는 클로버를 떠올리게 되지요. 어린 시절에는 클로버꽃으로
시계, 반지, 목걸이를 만들어 걸고 다녔으며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가져 온다고 하여
클로버만 보면 쪼그리고 앉아 4개짜리 잎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지요.
일반 토끼풀은 흰색꽃이 피는데, 이놈은 붉은색 꽃을 피우는 <붉은토끼풀>입니다.
▲ <붉은토끼풀>은 쌍떡잎 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홍자축조, 홍삼엽, 금화채 라고도
부르며 유럽이 원산으로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고 키는 약 30~60 Cm까지 자랍니다.
꽃은 6월~8월에 약 2~3cm정도 크기의 홍백색으로 피는데 이놈들은 아직까지 피어 있네요.
▲ 일반 토끼풀에는 털이 전혀 없지만 <붉은토끼풀>은 잎과 줄기 모두에 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를 생각해 주오"라는 아름다운 꽃말을 가지고 있다네요.
▲ 가을햇살을 받은 강아지풀이 찬란한 황금빛을 발하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강아지풀의 꽃이삭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요. <금강아지풀>입니다.
원산지가 한국인 <금강아지풀>은 일반 강아지풀보다 키가 조금 크고 황금색을 띱니다.
생긴 모양때문에 금구미초(金狗尾草), 황구미초(黃狗尾草)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모양이 비슷하여 흔히들 혼동하지만 쉽게 구별하는 법을 소개드리면...
강아지풀은 전체적으로 녹색빛이 돌고 꽃이삭이 강아지꼬리처럼 숙이고 있지만,
금강아지풀은 황금빛을 띠며 꽃이삭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곧게 서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 비슷한 풀인 <수크령>은 금강아지풀보다 키가 크고 꽃이삭이 짙은 갈색을
띠며 곧게 서 있습니다. 수크령이 있으면 암크령도 있을 법한데 아직 못봤습니다..^^
▲ 찔레꽃 열매처럼 붉은색의 예쁜 열매가 열린 이 나무는 <산사나무>라고 합니다.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키는 6미터 정도 자라고 가지에 뾰족한 가시가 있지요.
"아가위"라고도 부르는 열매는 구슬처럼 생긴 핵과(核果)로 9~10월에 붉게 익습니다.
햇볕에 말린 열매를 한방에서는 산사자(山査子)라고 하여 치습제·평사제로 사용하며,
고기를 먹은 후에 소화제로 먹기도 하구요, 꽃말은 "유일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 샛노란 열매 꼭지에 검은색 별표가 그려진 이것은 <마가목>나무 열매입니다.
마가목은 한국, 일본 등에 분포하는 장미과의 활엽교목으로서 키는 6~8m 가량 자라며
초여름이 되면 잎겨드랑이에 작은 흰 꽃들이 겹산방 꽃차례로 무리지어 피어납니다.
새싹이 돋을 때 잎의 모습이 마치 말의 이빨처럼 보인다 하여 馬牙木(마아목)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발음이 조금씩 변해가면서 마가목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 마가목은 혈액순환 보조제로서 특히 하체에 피를 잘 통하게하여 남자들의 기력회복과
정력 증강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하니 눈에 띄는 즉시 따먹어야 되겠습니다..^^
마가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벼락의 신이 큰 홍수로
떠밀려가게 되었을 때, 죽을힘을 다해 붙잡은 나무가 마가목 이랍니다. 마가목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꽃말이 "함께 있으면 안심"이라고 합니다.
▲ 산책로 오솔길 옆으로 <꽃무릇>이 줄지어 피어 있습니다. 물론 자생적으로 자란 것은
아니고 인공으로 심어놓은 것이지만 도심속 공원에서 <꽃무릇>을 만난 것은 의외입니다.
수선화과의 다년생식물로 석산(石蒜), 붉은상사화 등으로도 불리며 생긴 모양이 비슷해
흔히 상사화라고 잘못 부르기도 합니다,
▲ 산기슭이나 풀밭의 습한 땅에서 무리지어 자라는데, 잎은 봄에 일찍나왔다가
여름철에 말라죽고 9월에 꽃대만 올라와서 꽃이피고 난 후에 다시 잎이 나옵니다.
▲ 꽃무릇이 워낙 유명하여 이맘때 쯤이면 사진작가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 있으니
바로 전북 고창의 선운사 사찰입니다. 선운사 꽃무릇은 이번주가 절정일 것이라고 하네요.
옛부터 사찰에서 많이 키웠는데, 꽃의 전분을 이용해 탱화를 그리는데 활용했다고 합니다.
▲ 여기서 Tip 하나... 꽃무릇에 얽힌 전설입니다.
오랜 옛날 산사 깊숙한 토굴에서 정진하던 젊은 스님이 있었는데, 소나기가 퍼붓던 어느날,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한 여인을 본 스님이 한눈에 반해서
사랑에 빠집니다. 수행도 멈춘채 가슴앓이 하며 사랑에 빠져버린 두사람은 이루지 못하는
사랑병에 걸리게 되고 그러다 석달 열흘만에 여인은 상사병으로 피를 토하고 죽고 맙니다.
스님은 여인을 사모하며 쓰러진 토굴앞에 풀을 심었는데, 이 풀은 꽃은 피우지만 열매는
맺지 못하며, 잎이 6~7월 경에 말라 죽은 뒤에 8~9월 경에 꽃대가 나와서 꽃이 피었습니다.
풀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풀잎을 보지 못하니 두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었지요.
이러한 슬픈 전설이 전해오는 꽃무릇의 꽃말은 "슬픈 추억"입니다.
▲ 언덕길을 돌아 오르니 풀밭 위에 철늦은 민들레 씨앗이 솜사탕처럼 피어 있습니다.
흔히들 "민들레 홀씨"라고 부르지만 이것의 정확한 이름은 <민들레 갓털>이라고 합니다.
민들레는 바람에 날려 수정되는 "풍매화"로서, 열매와 씨가 있을 뿐 홀씨가 없습니다.
홀씨는 고사리나 이끼류에서 있고 꽃이 피는 식물에는 홀씨가 없으므로 갓털(冠毛)이라고
부르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 풀밭 한켠에는 분홍빛 잔잔한 키작은 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습니다.
멀리서 보니 너무 아름다워 가까이 가보니 우리가 흔히 잡초로 여기는 <여뀌>입니다.
한국이 원산지인 여뀌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 풀로서 습지나 냇가에서 잘 자랍니다.
여뀌의 꽃은 6~9월경 가지끝에 약 2mm이내의 아주 작은 붉은 빛을 띄는 백색의 꽃이
여러개가 차례로 피는데, 말린 뿌리는 한방에서 약재로 쓰이며, 잎은 매운맛이 있어
일본에서는 생선요리에 할 때 향신료의 재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 옛날에 보름날이 되면 달밤에 도깨비들이 민가에 내려와 사람들을 홀리게 한다 하여
각 집에서는 문앞에 신발은 치우고 대신에 구멍이 많은 채를 매달아 놓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도깨비들이 내려와 채를 보고는 이게 뭘까? 라고 들여다 보면서 채의 구멍을
새다가 날이 밝아 사람들을 홀리지 못하고 결국에는 도망을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잔잔한 꽃의 숫자가 많은 여뀌꽃을 집 주변에 많이 심어놓으면 도깨비가 나타나서
여뀌꽃송이 숫자를 정신없이 세느라 날이 밝게되고 결국 도깨비를 물리칠 수 있다는 건데
이렇게 도깨비를 엮이게 한다 하여 여뀌가 됐다는데 확실한 근거는 없는 이야기 입니다.^^
여뀌도 꽃말이 있는데, 좀 쌩뚱맞지만 "학업의 마침" 이라는 뜻이 있다네요.
▲ 여뀌밭을 지나니 산비탈 언덕 아래에 여뀌와 비슷한 키의 <고마리> 군락이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지천으로 피는 꽃인지라 그저 잡풀이거니 했는데 군락을 이루어서
피어있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 고마리는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로서 8~9월에 연분홍색 또는 하얀색의 꽃이
뭉쳐서 피고 씨방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타원형입니다.
▲ 고마리 이름의 어원을 알아보니.. 꽃이 서식하는 곳이 물가나 늪지 혹은 하수구 같은
곳에서 서식하다보니 오염된 주변환경과 썩은 물을 깨끗이 정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여 "고맙네", 또는 "고마우리"라고 하다가 "고마리"가 되었다고 전해 오는데,
잎은 식용으로, 줄기는 약용으로, 꽃은 벌을 위한 밀원이 되니 정말 고마운 꽃이네요.
▲ 고마리 서식지 옆에서 발견한 고마리와 흡사하게 생긴 이꽃은 <며느리밑씻개>입니다.
'사광이아재비'라는 또다른 이름도 가진 며느리밑씻개는 고마리와는 달리 줄기와 가지에
작은 갈고리처럼 생긴 날카로운 가시가 많이 달려 있는데, 산에 갔다가 얕게 긁힌 상처는
대개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 또는 한삼덩굴이 주범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시겠지만 며느리 밑씻개도 이름에 대한 재미있는 유래가 있습니다.
옛날에 귀한 외동아들을 장가보낸 시어머니가 있었는데, 결혼을 한 아들이 며느리에게
푹 빠져 있자 시어머니는 여우같은 며느리한테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사사건건 며느리가 예뻐 보일 리가 없었지요.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골탕 먹일 기회를
엿보던 어느날, 둘이서 밭을 매다 나란히 용변(응가)을 볼일이 생겼지요.
화장지가 없던 시절, 시어머니가 먼저 뒤를 닦고 일어나자 며느리가 다급히 시어머니에게
풀을 뜯어 달라고 했고 "기회는 이때다~" 싶은 시어머니는 줄기에 가시가 있는 덩굴 풀을
한 움큼 뜯어다 주었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 풀로 뒤를 닦은 며느리, 그 곳이 얼마나
쓰라리고 따가웠을까요. 시어머니가 뜯어준 그 풀이 바로 "며느리밑씻개"였다고 합니다.^^
▲ 햇빛 잘드는 습한 풀밭에서 작고 붉은 딸기로 흔하게 볼 수 있는 <뱀딸기> 꽃입니다.
뱀딸기의 꽃은 4~5월 경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이놈은 지금이 9월이라는 걸 잊었나 봅니다.
식물의 이름에서 접두어 "뱀"은 자생지와 뱀이 서식하는 곳과의 인접성 때문에 붙여지는
경우가 많은데, 뱀딸기는 이와는 상관없이 뱀이 먹는 딸기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뱀딸기를 사람이 먹는다고 해롭지는 않지만 그다지 맛이 있지는 않습니다.
▲ 풀밭 한귀퉁에 처음보는 꽃 몇그루가 불쑥 솟아 있습니다. 이름이 궁금하여 돌아와서
식물도감을 찾아보니 <들깨풀>과 가장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확실한 자신이 없습니다.
<들깨풀>은 꿀풀과에 속하는 1년생초로서 줄기는 네모지고 키는 60㎝까지 자란다고 하며
8~9월 중에 연한 보랏빛의 꽃이 피는데, 다리에 생기는 부스럼을 치료하기도 한답니다.
▲ 나무 위에 있던 까치 두마리가 풀밭에 내려 앉더니 부지런히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 풀밭을 지나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 벤치가 놓인 쉼터가 있고 예쁜 디자인의 길안내
싸인이 서 있습니다. 화살표 방향을 따라 어린이박물관 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 어린이박물관 앞마당에 서있는 <배롱나무>에는 아직까지도 꽃이 피어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꽃이 한 번에 피고 지는 것이 아니고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백일 이상) 번갈아 피고 지기에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목백일홍(배롱나무)은 특히 옛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나무입니다.
성삼문은 "지난 저녁 꽃 한송이 지고, 오늘 아침 꽃 한 송이 피어,
서로 일백 일을 바라보니, 너를 대하여 좋이 한 잔 하리라."라는 시까지 남겼는데,
백일홍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한다."라고 하는 좀 긴 꽃말을 지니고 있답니다.
▲ 배롱나무 건너 편에는 꽈리 모양의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있는 특이한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모감주나무>입니다. 모감주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에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나무로서 열매 속의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어 "염주나무"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늦봄이나 초여름에 가지 끝에서 황금색 꽃이 가득 피기 시작하여 20~30일 동안 꽃을 피우며
꽃이 지면 연한 녹색으로 꽈리모양의 열매가 달려서 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변합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10월에 씨방 안에는 동굴동굴한 콩크기의 검은 씨앗 3개가 생기는데,
씨앗이 완전히 익으면 돌처럼 단단해져 망치로 두들겨야 깨질 정도여서 염주의 재료로 씁니다.
모감주나무의 꽃말은 "자유로운 마음"과 "기다림"이라고 합니다.
▲ 이상하게 생긴 열매 위에 잠자리 한마리가 앉아서 쉬고 있습니다. <산딸나무> 열매입니다.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의 낙엽소교목으로 5월~6월에 꽃이 피고, 9~10월 경에 열매가 익습니다.
산중턱 숲속에서 자라는 나무의 열매가 딸기를 닮았다 하여 "산딸나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 산딸나무는 十자 모양으로 된 4장의 흰색꽃이 피며 딸기 모양의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데
생긴 모양이 마치 월드컵 축구공 같습니다. 열매는 맛이 달며 소화불량에 약재로도 쓰입니다.
특히 산딸나무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쓰인 나무로 여겨져 기독교인의 사랑을 받는
나무라고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산딸나무의 꽃말은 "견고함"이라고 하네요.
▲ 어린이박물관에서 내려와 다시 백남준아트센터 뒷산으로 걸어 오다가 작은 포도송이같은
열매를 송골송골 매달고 있는 낯선 나무를 만났습니다. <붉나무>라는 생소한 이름의 나무입니다.
한국,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하는 옻나무과의 낙엽소교목으로 "오배자나무"라고도 부르는데,
8~9월에 암수가 다른 나무에서 황백색을 띤 꽃이 무리지어 피며 10월에 포도송이같은 열매가
흰색 가루로 덮은 것 같은 황적색으로 익어갑니다.
"붉나무"라는 이름은 가을에 유난히 붉어지는 잎이 단풍색을 닮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 백남준아트센터 뒷편 돌담 언덕의 싸리나무 군락에서 오랜만에 <싸리꽃>을 만났습니다.
콩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인 싸리나무는 8월~9월에 홍자색(紅紫色)의 예쁜 꽃이 핍니다.
"싸리"하면 우선 빗자루가 떠오르는데 농촌에선 빗자루는 물론 지게에 얹는 큰 삼태기 모양의
바소쿠리를 제일 많이 만들어 썼으며 싸리를 반으로 갈라 소쿠리나 채반도 만들어 썼습니다.
싸리꽃의 꽃말은 "생각, 사색, 상념" 등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네요.
▲ 싸리꽃과 비슷하게 생긴 이꽃은 저도 처음보는 꽃인데 <큰낭아초>라는 이름입니다.
원산지가 중국인 낭아초(狼牙草)는 이리의 이빨(狼牙)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토종 낭아초에 비해 키가 훨씬 크기 때문에 '큰낭아초'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주로 산기슭이나 해안가에서 잘 자라며 중국에서 들여와 도로 주변의 산림 식재용으로
심기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널리 퍼져서 야생화가 되었고 분홍색 꽃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 백남준아트센터 건물 바로 옆에는 열매가 매우 아름다운 <좀작살나무>가 줄지어 있습니다.
좀작살나무는 마편초과에 속한 낙엽관목인데 요즘엔 대량재배하여 조경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원줄기를 중심으로 두개의 가지가 벌어져서 마치 물고기를 잡는 작살처럼 보인다하여
작살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하며 작살나무앞에 접두사 "좀"자가 붙은 것은 작살나무보다
작기때문이라고 합니다. 대개 작살나무는 4~5m정도까지 자라는 대형관목이지만 좀작살나무는
보통 1.5m 정도까지 자라는 소형관목입니다.
▲ 좀작살나무는 꽃보다 열매가 더 아름답지요. 여름에 꽃이 피고 꽃이 지면서 초록색 열매가
송알송알 달리는데 9월초부터 보라색으로 익어 반짝반짝 빛이나고 진주알처럼 영롱해집니다.
열매 생긴 모양이나 색깔이 작살나무와 비슷하지만 쉽게 구별하는 법이 있습니다.
작살나무는 잎 가장자리 전체에 톱니가 있고 좀작살나무는 잎의 윗부분 반쯤만 톱니가 있습니다.
일찍 끝난 업무 덕분에 오늘 하루는 짧은 시간에 많은 종류의 야생화를 만났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사이에 위치한 <상갈근린공원>은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을 따라 걸으면서 삼림욕도 즐기고 덤으로 평소에 보기 힘든 야생화의 아름다움도
느껴볼 수 있는 그야말로 현대인의 힐링 공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백남준아트센터나 경기도박물관, 어린이박물관 관람계획이 있으시다면 박물관 관람 후에
가을냄새가 묻어나는 <상갈근린공원>에서 맑은 공기속 자연생태 체험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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