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진여행으로 다녀온 곳은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에 떠있는 인공섬인「세빛섬」입니다.
'세빛둥둥섬'이 아니라 '세금둥둥섬'이라고 불릴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곳이
몇달 전에 전면 개장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으나 그동안 한강변 올림픽대로를 달리면서
먼발치에서 보긴 했을 뿐 매번 그냥 지나치고 가보지 못해서 너무나 궁금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세빛섬'은 총 연면적 9,995㎡(약 3,000평)의 규모로서 반포대교 남단 한강시민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인공섬입니다. 공식 명칭은 '떠 있는 섬'이라는 뜻인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이지만,
이러한 긴 이름보다는 우리에게는 '세빛섬' 또는 '둥둥섬'으로 익숙해져 있는 곳이지요.
세빛섬의 구성은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 등 3개의 섬이 다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미디어아트갤러리 '예빛섬'이 함께 모여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한강이라는 천혜의
풍광을 배경으로 하고 3개 섬의 벽면을 채우며 시시각각 변형하는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습니다.
'세 개의 빛나는 섬'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인 「세빛섬」의 세빛은 서로 그 빛을 겹칠 때
가장 많은 색깔을 만들어내는 빛의 삼원색인 빨강·파랑·초록처럼 3개의 섬이 조화를 이루어
한강과 서울을 빛내라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 3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된 「세빛섬」은 씨앗(솔빛섬)이 꽃봉오리(채빛섬)가 되어 활짝 핀 꽃(가빛섬)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형상화하였습니다. 독일 로스톡시, 오스트리아 그라쯔 무어섬 등 유사한 사례가 있지만
다목적 복합문화시설로는 「세빛섬」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 세개의 섬 중 가장 큰 「가빛섬(some gavit)」은 5,478㎡(3층) 규모로 각종 컨퍼런스, 패션쇼,
런칭쇼, 결혼식 등이 열리는 700석 규모의 수상 컨벤션센터와 레스토랑, 펍, 카페 등으로 꾸며져
다기능 종합 문화시설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채빛섬(some chavit)」은 3,419㎡(3층) 규모로 1,700명 수용이 가능하며, '젊음'과 '축제'를
테마로 음식·예술·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강을 바라보며 공연과 식사가 가능한 개방형
다목적 공간으로 LED바닥조명과 수상정원으로 꾸며진 외부 공간이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 「솔빛섬(some solvit)」은 1,098㎡(2층) 규모로 전시공간 및 수상레포츠 지원시설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됩니다.
▲ 이와 함께 연계시설인 미디어아트갤러리 「예빛섬(some yevit)」은 346㎡ 규모로 대학생 등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 발표와 각종 전시, 발표회, 공연장 등으로 상시 활용되는 야외공간입니다.
▲ 한편으로 '세빛섬'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작년 3월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어벤져스2'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으며,
이어서 4월에는 미국의 유명한 슈퍼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넥스트 톱모델' 한국편의
최종 패션쇼 무대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서론이 너무 길어졌네요.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세빛섬으로 사진여행을 떠나 보시죠.
▲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향으로 가다가 '반포한강공'원 표시판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주차장입니다.
▲ 멀리 한강 수면 위에 떠있는 세빛섬 전경이 보입니다. 강변에 세워 놓은 바람개비를 앵글 안에 넣어 봤습니다만
셔터 속도를 더 길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세빛섬 가까이로 가 봅니다. 세빛섬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인 「가빛섬」입니다.
▲ 그 옆으로 위치하고 있는 「채빛섬」입니다. 마치 잠실종합운동장을 연상케 하는 형상입니다.
▲ 강변에서 가장 먼곳에 있는 「솔빛섬」입니다. 특이한 건축형태이네요.
▲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세빛섬의 아름다운 모습은 역시 화려한 야경이라고 합니다.
어두워지려면 아직은 시간이 있기에 주차장 서쪽에 있는 서래섬 산책로를 잠시 걸어 봅니다.
▲ 겨울 강바람이 꽤 차갑지만 많은 사람들이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 서래섬 산책길 옆으로는 강물을 가두어 놓은 작은 호수가 있고,
물위에는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습니다.
▲ 움직이는 오리들에게 촛점을 맞춰가며 한참을 지켜 보는데..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갑자기 오리들이 물속으로 머리를 쳐박고 꼬리를 흔들어댑니다.
3~4초 동안 있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헤엄치다가 계속적으로 반복행동을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물속의 고기를 잡는 본능적인 행동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 서래섬 산책길 미니호수에서 세빛섬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 반포대교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반포대교 아래층은 잠수교입니다.
옛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네요.
▲ 드디어 서쪽하늘에 노을이 물들어 갑니다. 멀리 동작대교 뒤편으로 63빌딩이 보입니다.
▲ 잠수교 난간에서 바라본 세빛섬의 일몰 전경입니다.
▲ 세빛섬 뒤쪽으로 태양이 모습을 감추니 주황빛 노을이 아름다운 보라색으로 변해갑니다.
▲ 세빛섬 중 가장 큰 '가빛섬' 왼쪽 위로 무언가 반짝이는 물체가 보입니다. 혹시 UFO가 아닐까요?
▲ 렌즈를 주욱~ 당겨 봅니다. 김포공항 방향으로 착륙하려는 비행기의 궤적입니다.
그나저나 한가롭게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이제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야경촬영의 골든 타임인 '매직아워'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 먼저 가빛섬 입구로 달려 갑니다. 건물 외벽에 서서히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 채빛섬으로 들어가는 다리 앞에서도 우선 한컷트 눌러 봅니다.
▲ 서쪽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 예빛섬을 바라보니 아직 전광판에 영상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주말에만 LED 영상을 상영한다고 하네요.
▲ 드디어 야경촬영의 황금포인트인 '매직아워'가 시작됐습니다. 30여분 이내에 열심히 찍어야 합니다.
가빛섬과 채빛섬을 한 앵글에 넣었습니다. 건물 외벽의 LED 조명이 현란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야경촬영은 완전히 어두워지면 하늘이나 배경이 너무 검게 나와 콘트라스트가
강한 재미없는(?) 사진이 되기에 일몰 후 30분 정도의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일몰 후 30분 정도는
지표면은 어둡지만 대기권은 아직 태양빛이 남아있는 시간이라 하늘빛이 코발트블루에 가까운 보라빛의
부드러운 색감을 얻을 수 있어 마술같은 빛을 만드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매직아워(magic hour)'라고 한답니다.
▲ 형형색색의 보석처럼 매순간 색깔을 바꾸면서 오색의 빛을 끊임없이 뿜어내고 있습니다.
▲ 고수부지에서 가빛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입구에는 'Wish Bridge'라는 조명타워가 세워져 있습니다.
위시 브리지... 소원을 비는 다리인가요? 이 다리를 건너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뜻일까요?
▲ '2015'년을 맞아 방문객이 소원카드에 메시지를 적어서 이 다리에 매달고 소원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기부금 '2015'원을 적립하고, '2015'개의 소원카드가 완성되면 적립된 금액 전체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하게 되는 특별한 소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위시브리지'라고 이름 붙였다네요.
▲ 다리를 건너 '가빛섬'으로 들어가 봅니다.
활짝 핀 꽃을 형상화한 '가빛섬'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빛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 가까이서 보니 외관에 장식된 LED 조명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화려한 빛을 아름답게 발하고 있습니다.
▲ '채빛섬'으로 건너가는 다리쪽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 강변에서 '채빛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입구에도 위시브리지가 세워져 있습니다.
하늘색이 검게 변했습니다. 대충대충 찍으며 빨리 움직였지만 매직아워를 넘겼기 때문입니다.
▲ 동그란 꽃봉오리를 형상화한 '채빛섬'은 밝고 화려한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 라이브 뷔페 레스토랑에서 추억이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쇼핑의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 강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솔빛섬'은 씨앗을 형상화한 건물로서
목재 마감된 독특한 외관이 주목을 끄는 공간입니다.
▲ 수상 레져시설의 운영을 통해 한강에서 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운영되는 곳입니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도 몇가지 보입니다. 세개의 섬을 연결하는 다리의 라인이 밋밋한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딘가 어색하고 건물 전체의 라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곡선을 이용한 변화를 주어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보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가빛섬 위로 귀여운 모양의 조그만 초승달이 예쁘게 떠있었습니다.
▲ 촬영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면서 반포대교를 향해 마지막으로 한커트를 눌러보았습니다.
몇시간동안 추위에 떨면서 외경만 찍어대다 보니 손가락이 마비된 듯 합니다. 따뜻한 자판기 커피 한 잔이
그리워서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며 찾아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것 또한 옥의 티입니다.
'세빛섬'은 과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디자인 서울' 정책에 따라 2006년 9월 서울시에서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다가 한때 방치되다시피하였던 사업입니다.
그동안 정치성이 다분히 내포되어 세금 먹는 하마, 빈곤층을 외면한 사치성 사업이라 해서
'세금둥둥섬'이란 이름으로 불릴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었습니다만 이후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추진되어 건설이 되었고 최종 운영자로 선정된 효성은 20년을 운영한 뒤에 서울시에
무상으로 반납하는 조건으로 2014년 10월에 전면 개방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현장에 와서 보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서울 시민의 휴식공간이 될 아름답고 멋진 작품을 왜 그토록 한강의 흉물이라고
비난하고 사업을 중단하라고 난리들을 쳤는지 이해가 가지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제는 현직 서울시장이 '세빛섬'을 더욱 보완하고 가꾸어 정치적 이념과 당파적 이권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으로부터 박수를 받는 복합문화공간, 한강의 랜드마크로 사랑받기를 기대해 봅니다.
- 2015년 1월 23일 -
(그나저나 한강변에 몰아치는 겨울 칼바람에 손시리고 발시리고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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