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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양아치’란 말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양아치’는 원래 ‘동냥아치’라는 말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동냥’은 스님들이 시주를 얻으러 다니던 데서 비롯된 말로서,
요령을 흔든다는 뜻의 ‘동령(動鈴)’과, 마을에서 구한 식량이라는 뜻의
‘동량(洞糧)’ 이렇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 ‘동령’이 ‘동녕’으로 음운 변화되고, ‘동녕’이 모음동화에 의해
‘동’이 양성모음이므로 ‘녕’이 양성모음인 ‘냥’으로 변화되어
‘동냥’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 "양아치" 라는 말은.. 들판을 뜻하는 한자의 "야(野)" 와
사람을 뜻하는 "치" 가 합쳐진 말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들어간 "아"는 두 단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어투이며
"야"가 "양"으로 변하는 것은 "송아지","망아지"의 생성과정과
유사한 원리로 본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양아치"는 들판을 돌아다니며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찌 보면 이 ‘양아치’라는 말은 농경사회가 확립되어가면서
유목생활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농경생활이 주도권을 잡아가면서 유목민적 생활양식은
점차 비하의 대상이 되어갔던 셈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산업사회와 함께 한 자리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시대에,
"양아치"는 이른바 비주류가 되어갔고 사회적 사각지대에 속하게
되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치" 라는 말이 붙는 것이, 한때는 권세가를 뜻하는
"다루하치, 누루하치, 마루하치" 등이었으나
이 "치"를 쓰는 북방계 유목부족의 위세가 차차 꺾이면서
격하되었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이 치, 저 치" 등으로 상대를 낮추어 부르는 말로
바뀐 것이니 이 "양아치"라는 말도 애초의 괜찮았던 위상에서
시대적 변화에 따른 수난을 겪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근대사회로 진입하면서 이 "양아치"라는 말은
넝마주이부터 시작해 건달, 깡패, 하류인생, 쓰레기 같은 존재
등등으로 포괄적인 분화를 합니다.
격렬한 사회적 변동 속에서 낙오하거나 주먹으로 상대를 갈취하는
식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은 이 "양아치"과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치열한 생존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세계였습니다.
이들 양아치과에 속한 이들에게 양심이나 의리, 또는 도덕윤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말이란.. 나름의 진화과정이 있게 마련이어서, 폭력배 수준의
양아치에게만 이런 말들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실력은 없는데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든지,
위엄과 명예를 지켜야 할 때 치사하고 비겁하게 군다든지,
대의를 위해 자신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하는 싯점에서
부하나 제3자를 걸고 넘어져서 그들을 희생시킨다든가 하는 것은
모두 양아치적 속성으로 지탄받게 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양아치는 "3류"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본래 들판을 돌아다니며 자유와 야망과 광활한 꿈을 안고 지냈던
존재들에게 붙였던 이름이...
그만 졸렬하게 구는 자들에게 붙이는 명칭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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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선생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이곳에 올리는 우리말의 유래에 대한 글은.. 우연한 기회에 업무적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는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대부분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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