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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由來가 있었네

고사 지낼 때, 왜 돼지머리를 올리나?

by 다빈치/박태성 2010.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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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업을 시작할 때 개업식이나,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할 때

돼지머리를 앞에 올려두고 고사를 지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봄에는 수락산에서 가진 산악회 시산제에서도 제상 위에

인물 좋게(?) 생긴 돼지머리를 올려놓고 제를 지냈었다.

그날, 돼지머리를 클로즈업하여 사진을 찍으면서 생각이 난게 있었다.
'왜 하필 돼지머리를 올려놓고 제를 지낼까? 소머리는 안되는 건가?'






요즘 같은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의식이 계속되고 있는 데에는

그것이 샤머니즘적인 믿음에서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우리 고유의 문화이자 풍속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웹서핑 중에 우연히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를 알게 되었기에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돼지머리’ 라고 하는 우리말에서 알게 모르게 연상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의미가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하여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도 전혀 간과할 수 없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첫째.....

우리 민속놀이인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를 상징하는 동시에 ‘시작’을

의미하여 ‘도’가 나오면 "첫도는 살림 밑천" 이라고도 한다.


우리 속담에도 있듯이 "시작이 반"이라 하므로 돼지머리를 차려 놓고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둘째.....

돼지는 ‘도야지’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잘되기를 바라는 뜻의 "되야지"와

발음이 거의 비슷하다.


또한 ‘돼지’라는 말 역시, 잘 되어가는 상태를 이르는 ‘되지’와 그 발음이

유사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일이 계속 잘되기를 염원한다는 것이다.



셋째.....

‘돼지’의 한자말인 ‘돈(豚’)은.. 우리말의 ‘돈(화폐)’과 같은 발음이다.

다산성 동물인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듯이  많은 ‘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를 올리고 주둥이에 돈을 물린다는 것이다.



넷째.....

돼지는 노상 꿀꿀거려서 ‘꿀꿀이’라고도 하므로 그 발음에서 자연스레

‘꿀(벌꿀)’이 생각나고, 또 돼지는 틈만 나면 꿀맛 같은 단잠을 자므로

‘꿈’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돼지머리를 매개물로 하여 이상의 ‘꿈’이 실현되는

‘꿀맛 같은 삶’ 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억지로 꿰어 맞춘 엉터리 같은 이야기라고
비웃는
분도 계시겠지만..

어쨌거나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그럴싸한 이야기인 듯 해서

오랜만에 날씨 한번 쥑이게 화창한 가을 날의 토욜 오후....
가슴 설레는 그녀와의 데이트 약속시간이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기에
학술적 근거도 없고, 별 영양가 없는 이바구  횡설수설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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