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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由來가 있었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 천만에~

by 다빈치/박태성 2010.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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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하는 말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앞으로 잘 해 봅시다.”라고들 말합니다.


여러분들도 많이 들어보셨을 테고, 또 그렇게들 말한 적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말은 어딘가 좀 이상합니다.


 

 


옷깃은 ‘윗옷에서 목둘레에 길게 덧붙여 있는 부분’을 가리킵니다.

‘옷깃을 세우다.’  ‘옷깃을 바로잡다.’ 처럼 씁니다.

쉽게 말해서 윗옷을 입었을 때, 목의 뒷부분과 귀밑에 있는 게 ‘옷깃’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이 옷깃이 스칠 수 있을까요?

과연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다 이 옷깃이 서로 스칠 수 있나요?

지나가다 누군가 자기의 옷깃을 스친다면 아마 마구 화를 낼 것이 뻔합니다.

“뭐 이런 미친놈이 있나..”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지나다니다 복잡한 길에서 사람들과 마주칠 때 스칠 수 있는 것은,

옷깃이 아니라, 옷자락이나 소매일 것입니다.


옷자락은 ‘옷의 아래로 드리운 부분’으로

‘옷자락이 길다.’  ‘아이가 엄마의 옷자락을 붙잡고 떼를 쓴다.’ 처럼 씁니다.


소매는 ‘윗옷의 좌우에 있는 두 팔을 꿰는 부분’으로

‘짧은 소매’  ‘소매 달린 옷’  ‘소매로 눈물을 닦다.’ 처럼 씁니다.

곧, 옷의 팔부분의 끝에서 나풀대는 곳이 소매인 셈이죠.


따라서....

우연히 부딪칠 수 있는 곳은 옷자락이나 소매이지, 결코 옷깃이 아닙니다.


더구나 두 남녀가 어떻게 하면 옷깃을 스치게 할 수 있는 걸까요?

두사람이 서로 목을 비벼대지 않는 이상 옷깃을 스칠 수가 없는 것이죠.



어쩌면 조상들이 여러 생각을 하면서 이런 속담을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혹시나 남녀가 '옷깃을 스친' 뒤 (그게 그리 쉽지는 않지만...)

이제는 '인연'이 되어 버렸으니 (어쩔 수 없이...)

‘천생연분이니 잘 알아서 하라.’는 말을 에둘러 그렇게 한 건 아닐는지..?

(이건 그냥 저혼자 생각해 본 얘기이구요...)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와 옷깃을 스친 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수십 번씩이나 옷깃을 비벼댄(?) 우리 애인 외에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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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선생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이곳에 올리는 우리말의 유래에 대한 글은.. 우연한 기회에 업무적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는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대부분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