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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由來가 있었네

오징어 먹물로 쓴 약속...

by 다빈치/박태성 201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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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는 까마귀를 즐겨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오징어가 까마귀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에 갸우뚱~하시는 분이 계시겠지요.


오징어란 놈이 죽은 척 하고 물위에 떠 있으면 그 위를 날아가던 까마귀가

그것을 보고 죽은 줄 알고 쪼려 할 때, 재빨리 10개의 발로 휘감아서 물 속

으로 끌고 들어가 까마귀를 잡아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까마귀 오(烏)자와 도둑 적(賊)자를 붙여 오적어(烏賊魚)라고

불렀는데, 세월이 흘러 발음이 변하여 지금의 ‘오징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나오는.. 오적어 --> 오징어의 유래입니다.


우리의 옛 속담에  “오징어 까마귀 잡아먹듯 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오징어가 까마귀를 쉽게 잡아먹는 것에서 연유하여

‘꾀를 써서 힘 안들이고 일을 해 낸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한편, 오징어는 먹물을 가지고 있어 묵어(墨漁)라고도 불렀습니다.

별다른 필기 재료가 없었던 옛날에는 이 오징어 먹물이 잉크의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징어 먹물로 글씨를 쓰게 되면  금방 쓴 상태라  하더라도

글씨가 먹물처럼 완전 검은색이 아니라, 갈색에 가까운 검은빛으로 나타나

나중에는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게 됩니다.


여기서 시간이 더 흐르게 되면 갈색 빛이 점점 흐릿하게 변해서 뭘 썼는지

도무지 알아볼 수조차 없게 돼 버립니다.


오징어가 내뿜는 먹물은 검은색으로 보이긴 하지만  단백질의 일종인

멜라닌 색소가 주성분이라서 시간이 지나면 탈색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오징어 먹물로 쓴 글씨는 해가 지나면 사라져서 빈 문서가 되므로

사람을 속이려는 자는 이런 간사한 방법을 이용한다.’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그래서... 믿지 못할 약속이나, 지켜지지 않는 약속을 두고

오적어 묵계(烏賊魚 墨契), 다시 말해 '오징어 먹물로 쓴 약속'이라고 합니다.


오래되면 벗겨지고 사라져 흔적이 없어지는 오징어 먹물 같은 약속...


혹여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지키지 못할 말을 함부로 떠벌린 적은 없었는지

한 번쯤 되짚어 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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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선생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이곳에 올리는 우리말의 유래에 대한 글은.. 우연한 기회에 업무적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는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대부분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