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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由來가 있었네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나~♬~

by 다빈치/박태성 2011. 3. 26.

♬~ 천둥 사안 바악달 재에를 울고 너엄는 우~리 니임아~~♬

♬~ 무울항라 저고리이가 구즌비에 저언는 구우료~~ 짜잔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토요일 대낮부터 웬 노래냐고요?

오늘 이야기는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랫말에 나오는 ‘물항라’입니다.



옷감을 투시해서 알몸을 볼 수 있다는 안경이 나왔다는 엉터리 뉴스가

작년이든가 한동안 인터넷에서 들썩였던 적이 있었지요...

사람들이 옷을 입는 목적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몸을 가리는 것도

그중의 한 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날씨가 더울 때면 잠자리 날개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더라도

얇은 옷을 입고 싶은 것은 인간의 당연하고 근본적인 욕구인지 모릅니다.


위 노랫말에 나오는 ‘물항라 저고리’는 ‘물들인 항라 저고리’로서

물의 색깔과 같이 파랗게 물들여진 ‘항라’로 만든 옷이란 뜻입니다.

‘항라’는 한자로 ‘亢羅’라고 쓰는데

‘물’이라는 우리말과 ‘항라(亢羅)’라는 한자어가 합쳐진 말이기도 하지요.


‘항라’는 중국 한나라 때부터 짜여 졌다고 전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에서 항라조각이 나왔다고 하니

항라의 역사는 신라시대 이전부터 짜여 졌다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항라’는 일종의 천 이름인데, 짜는 방법이 다른 천과는 좀 다르답니다.

주로 마름모꼴로 짜는데, 날실의 위치를 중간 중간에 바꾸어 주거나,

한 번씩 걸러 주어서 완성된 천은 독특한 문양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명주, 모시, 무명실 등의 아주 가느다란 실로 세 올이나 다섯 올씩 걸러서

구멍이 송송 뚫어지게 짜기에 반투명에 가까울 정도로 얇은 천입니다.


입으면 속살이 설핏설핏 비치는 ‘항라’는 더운 여름철에 시원한 옷감으로

또는 실내의 커튼감으로 사용되는 등 지금도 고급직물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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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동안 이곳에 올렸고, 앞으로도 올릴 우리말의 유래에 관한 글은...

업무적(민속박물관 관련프로젝트)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은 자료를 보완 및 정리한 것이며, 대부분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소재의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