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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由來가 있었네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by 다빈치/박태성 201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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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모레(8월 24일)면 그동안 말도 많았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시됩니다.

어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율 33.3% 미달 시 서울시장직을 사퇴 하겠다고

어쩌면 그의 운명이 바뀔지도 모르는 승부수를 띄웠군요.


그러고 보니 총선과 대선이 벌써 내년으로 다가왔네요.

선거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여대야소로 여야의 운명이 바뀌고,

정치 신인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기존 인물이 교체되었으며, 어떤 사람은 몇 표

차이로 운명이 달라진 후보도 있었지요.


오늘의 우리말 이야기는 ‘운명’입니다.


운명(運命)이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을 말합니다.

지난 선거 결과에서 나타났던 민의(民意)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일 것입니다.

이처럼 "운명이 바뀌다"라고 하면 결정적 순간에 다른 길을 가게 됨을 말합니다.


또한 ‘운명’ 하면 떠오르는 예술작품이 있죠. 바로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입니다.

운명교향곡의 ‘운명’은 한자로 ‘運命’이라고 쓰며 운수(運數)와 명수(命數)를 합한

말로서 ‘뜻하지 않게 닥칠 일’ 이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인물의 사망 소식을 전할 때도 “운명을 달리했다.”는 표현을 쓰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숙환으로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주변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크게 잘못된 표현입니다.


“운명(運命)을 달리했다”라는 말에는 “죽었다”는 뜻이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굳이 “달리했다.”라는 말을 쓰려면 “유명을 달리했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運命’이 아니고, ‘殞命’이라는 단어를 쓰면 맞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운명(殞命)’은 ‘사람의 목숨이 끊어짐’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목숨이 끊어진 것을 달리했다’라는 말이 되는데, 그건 더 이상합니다.


유명(幽明)과 운명(殞命)은 서로 다른 말입니다.

유명(幽明)은 ‘어둠과 밝음’이란 뜻으로 ‘저승과 이승’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사람이 “어둠과 밝음을 달리했다”, “이승과 저승을 달리 했다”라는 뜻입니다.

즉, 이승에서 저승으로 옮겨갔으니 결국 죽었다는 뜻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운명을 달리했다.”가 아니라, “유명을 달리했다.”라고 해야 맞는 표현입니다.


굳이 ‘운명(殞命)’이란 단어를 쓰고 싶으면, “운명했다.”라고 하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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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이곳에 올리고 있는 우리말의 유래에 관한 글은...

업무적(민속박물관 관련)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은 자료 등을

보완 및 정리하면서 제 개인적 생각을 추가하였기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소재의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쪽지나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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