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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월입니다. 그리고 내일 모레이면 한가위입니다.
이번 여름은 비가 참 많이도 내렸지만 후텁지근한 무더위 역시 대단했었지요.
‘무더위’라고 하면 막연하게 ‘심한 더위’ 또는 ‘무시무시한 더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무더위’의 뜻은 그러한 의미가 아니라고 합니다.
‘무더위’는 ‘물더위’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에서도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무더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물기가 많아 일반적 더위와는 달리 후텁지근하게 느껴지는 더위를 말하지요.
‘물’의 고어(古語)는 ‘믈’입니다.
용비어천가에는 ‘새미 기픈 므른...’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믈’ 또는 ‘물’이
다른 단어와 결합하면서 ‘ㄹ’이 탈락해 ‘므-’ 또는 ‘무-’가 된 것입니다.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뜻하는 ‘무서리’의 고어는 ‘므서리’이고,
공중에 뜬 물방울이 빛을 받아 일곱색을 내는 ‘무지개’의 고어는 ‘므지개’입니다.
물을 뜻하는 ‘무-’가 들어간 단어는 많습니다.
무살(물렁물렁하게 찐 살), 무자리논(물이 늘 고여 있는 논), 무자맥질(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것), 무레질(바다 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제주도 해녀) 등이 있습니다.
물기가 많다는 ‘무-’와 달리 물기가 적다는 것을 나타내는 단어는 ‘된-’으로서
‘되다’에서 온 말입니다.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를 ‘된서리’라고 하는데
‘무서리’와 반대로 물기가 적은 서리를 얘기합니다.
‘무더위’ 외에 ‘불볕더위’라는 말도 쓰입니다. 습기가 많아 숨이 막히는 ‘무더위’와
달리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따가운 더위가 ‘불볕더위’이며, 줄여서 ‘불더위’라고도
합니다. 더위를 강조하기 위해 ‘불볕 무더위’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무더위’와
‘불볕더위’는 각각 다른 개념이어서 둘을 합쳐 놓으면 어색합니다.
‘무더위’는 끓는 물의 뜨거운 김을 쏘이는 듯한 더위를 뜻하는 ‘가마솥더위’나
‘찜통더위’와 비슷한 말이기도 합니다. 그냥 습기 없이 덥기만 하다고 하면 그것은
'찌는 듯이' 더운 것이 아니고, '굽는 듯이' 더운 것이 되겠지요.
그러고 보니
어감상으로는 ‘무더위’가 ‘무서운 더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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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이곳에 올리고 있는 우리말의 유래에 관한 글은...
업무적(민속박물관 관련)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은 자료 등을
보완 및 정리하면서 제 개인적 생각을 추가하였기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소재의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쪽지나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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