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런由來가 있었네

축하잔치인가, 축하하는 제사인가?

by 다빈치/박태성 2011. 10. 13.

 



....  ....  ....


지난 10월 8일 밤, 여의도 한강공원 63빌딩 앞에서  한국과 일본, 포르투갈 등이 참가한

불꽃축제가 서울 하늘을 수놓아 100만이 넘는 인파의 환호와 탄성이 절로 쏟아졌습니다.

저도 매년마다 사진 찍느라고 관람을 가는데  올해는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매년마다 10월초에 열리는 이 불꽃놀이 행사의 정식명칭은「서울世界불꽃祝祭」입니다.

여기에서 '축제(祝祭)'라는 단어는 '축하하는 잔치' 라는 뜻을 가진 말이겠지요. 


그런데... '축하잔치'에  제사(祭祀)를 뜻하는 '제(祭)'를 쓰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합니다. 

글자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축하하는 제사' 라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축하하는 제사' 라는 의미도 어색할 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대학의 축제, 시민 축제 등

가을이 되면 전국 지자체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들은 제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저 '축하 잔치' 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적당한 한자어는 '축전(祝典)'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이와 같이 축하잔치를 제사의 뜻을 가진 ‘축제’로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 역시 일본어의 영향 때문이라는 슬픈(?) 사실입니다.


일본어의 제(祭)는 가모마쓰리(かもまつり)에서 유래하여 축제의 뜻으로 쓰입니다.

즉, 일본어에서 마쓰리는(祭)는 제사라는 뜻 외에 축전이라는 말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일본에서의 '축제'는 제사가 아니라 '축하하는 잔치' 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일본에서 영향을 받기 이전에 중국과 우리나라 한자어에서는 한자 '제(祭)'를 '잔치'의

의미로 쓴 적은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언어 감각으로 볼 때 '축제(祝祭)'라는 말은

조화할 수 없는 글자가 어울려 구성된 단어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의미로 쓰이는 '축전(祝典)' 이 있다면, 한자어를 확장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축제(祝祭)'는 '축전(祝典)'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축제' 대신 '축전' 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  ....  ....



※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이곳에 올리고 있는 우리말의 유래에 관한 글은...

업무적(민속박물관 관련)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은 자료 등을

보완 및 정리하면서 제 개인적 생각을 추가하였기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소재의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쪽지나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