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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배 108사찰탐방

[147] 소백산 용문사 - 1200년 세월의 향기를 간직한 보물창고

by 다빈치/박태성 2015. 8. 16.

 

 

용문사라는 이름의 사찰이 많습니다만 우리나라 3대 용문사는 양평 용문사가 용의 머리이고,

남해 용문사는 용의 꼬리이며, 예천 용문사는 용의 심장이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드릴 용문사는

양평의 용문사보다 훨씬 오랜 역사와 많은 보물을 품은 경북 예천의 용문사(龍門寺)입니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 내지리 소백산 줄기인 용문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용문사(龍門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로서 서기 870(신라 경문왕 10)

두운 선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 오고있으며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정벌하러 내려가다

이 사찰을 찾았으나 운무가 자욱하여 지척을 분간치 못했는데, 어디선가 청룡 두마리가 나타나

길을 인도했다는 데서 유래하여 용문사(龍門寺)라 불게 되었다고 전해 옵니다.

 

조선 숙종 때 조성된 목각탱화(보물 989)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윤장대(보물 684)를 비롯 성보문화재 10여점이

현존하며,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한 윤장대를 돌리면 번뇌가 소멸되고 소원이 성취된다고 하여

예로부터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탐방일 : 201585)

 

 

 

경북 예천읍에서 928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소백산 기슭 천년고찰 예천 용문사로

향하는 울창한 숲길과 함께 용문사 초입의 허리 구부려 인사하는 천하대장군을 만나게 됩니다.

 

 

 

 

용문사로 접어드는 길은 계곡을 끼고 오르는 호젓한 산길이긴 하지만 산사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닦여진 길이라 천년고찰로 통하는 길 치고는 조금은 운치가 덜한 것 같습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서 있는 일주문(一柱門)은 고색찬연히 세월의 흔적을 말해 줍니다.

 

 

 

 

일주문 편액에는 小白山龍門寺라고 새겨져 있어서 소백산의 영역을 지나치게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곳 용문산이 소백산 끝자락이니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을 오르면 멀리 돌계단 위로 사천왕상을 모신 회전문(廻轉門)이 보입니다.

 

 

 

 

용문사는 고창의 도솔암, 연천의 심원사와 함께 전국 3대 지장도량의 하나로 불리고 있는데,

지장도량의 첫 관문이 회전문(廻轉門)으로서 일반사찰의 사천왕문(四天王門)에 해당됩니다.

 

 

 

 

회전문(廻轉門)은 일반 건물 입구에 있는 빙그레 돌아 가는 회전문을 뜻하는 게 아니고,

회전(廻轉)이란 불교의 윤회사상(輪廻思想)을 담고 있는 윤회전생(輪廻轉生)을 줄인 말입니다.

 

 

 

 

회전문 안에는 사천왕상이 좌우 둘씩 있는데 국내에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다는 느낌은 받았으나 불국사의 사천왕상보다 큰 국내최대란 사실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회전문을 지나면 다시 높은 석축이 있고 돌계단 위에 해운루(海雲樓)란 누각이 서있습니다.

 

 

 

 

조망과 휴식공간인 해운루 현판에는 '小白山龍門寺(소백산용문사)'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해운루(海雲樓) 누각을 통과하면서 바라본 사찰 앞마당엔 법당인 "보광명전"이 보입니다.

용문사는 회전문에서 용문사의 주전(主殿)인 보광명전(普光明殿)까지 위쪽으로 터널처럼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어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모두가 깨달음을 얻을 듯싶습니다.

 

 

 

 

그 깨달음의 터널을 지나면 보광명전(普光明殿)이 앞마당 위쪽으로 우뚝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마당에 올라서서 뒤돌아보니 방금 통과한 해운루 누각의 반듯한 뒷모습이 보입니다.

 

 

 

 

'海雲樓(해운루)'라는 편액과 함께 넓은 내부에는 덜렁 법고(法鼓) 하나만 걸려 있습니다.

 

 

 

 

앞마당 양쪽의 석탑 사이로 용문사의 주불전(主佛殿)인 보광명전(普光明殿)이 우뚝 서있습니다.

 

 

 

 

서쪽 앞마당에서 바라본 보광명전의 전경입니다.

 

 

 

 

정면 3, 측면 3간 규모의 팔작지붕 형식을 갖춘 보광명전(普光明殿)1984년 화재로

소실된 것을 최근에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내부 중앙 불단 위에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고. 후불탱 2, 지장탱, 신중탱을 봉안하였습니다.

 

 

 

 

진리의 법신불(法身佛)인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서방 극락정토의 주존불인 아미타불과

동방유리광세계의 주존불인 약사불을 좌우에 함께 모셨습니다.

 

 

 

 

보광명전 서쪽 옆의 포대화상은 아이들을 좋아해서 어깨에 메고 다니는 커다란 포대 속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전부리용 간식거리가 끊일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해맑은 어린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띄운 모습이 더 없이 편안하여 부처님이 따로 없어 보입니다.

 

 

 

 

보광명전 한 단 아래 앞마당에는 동서로 대칭하여 석탑 두 기가 서있는데, 서쪽에는 5층석탑,

동쪽에는 삼층석탑입니다. 석탑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왠지 조금은 인공미가 느껴지고 있네요.

 

 

 

 

보광명전 동쪽 옆에는 용문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보물 제145호 대장전(大藏殿)이 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맞배지붕 형식의 대장전(大藏殿)은 고려 명종 3(1173)에 건축되었습니다.

 

 

 

 

전각의 이름처럼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세웠다는 대장전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로

추정되어 한때 국보 제243호로 지정되었다가 1963년도에 보물 제145호로 변경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대장전(大藏殿) 내부 전경입니다. 중앙 불단에 아미타여래삼존불과 좌우에 윤장대가 서있습니다.

 

 

 

 

보물 989호인 목조아미타여래삼존불과 그 뒤의 목각후불탱은 숙종 10(1684)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17세기 후기 조각양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특히 목각후불탱은

지금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목각후불탱 중 가장 오래된 시기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목조아미타여래삼존불은 가로, 세로 각각 2미터가 조금 넘는 크기이며, 불교사찰에서 후불탱화란

대개 평면적인 그림이며 간간히 나무에 입체적으로 만든 목각탱도 보이기는 하지만 이곳의 목각탱은

특이하게도 대추나무로 조각했다고 하는데 목각탱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대장전 내부에는 용문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 보물인 윤장대(보물 제684) 한 쌍이 서있습니다.

목불삼존상 앞 좌우에 높이 4.2, 둘레 3.3의 팔각정 모양을 하고 있는데, 마루를 뚫고 그 아래에

중심축을 두었으며 중간 아래 부분에 손잡이를 만들어 돌릴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고려시대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윤장대는 회전형 경전 보관대로 윤장대를 돌리면 경전을 읽는 것과

같아 번뇌가 사라지고 공덕이 쌓여 소원이 이뤄진다는 설이 있으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윤장대 중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각각 모두 8개의 창을 가진 구조로 되어 있는데, 왼쪽편 윤장대의 창은 모두 교살문이고,

오른쪽 윤장대의 창문은 섬세하고 화려한 꽃살문입니다.

 

 

 

 

용문사 경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절터 가장 높은 곳에는 극락보전(極樂寶殿)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극락보전(極樂寶殿)은 정면 5, 측면 3간 규모의 맞배지붕 형식을 취하고 있는 대형 전각입니다.

 

 

 

 

극락보전 내부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주불(主佛)

좌우에 석가모니불과 약사여래불을 모셨으며, 그 뒤로 비스듬히넓은 불단을 조성하여 천불상(千佛象)

모셔 놓았습니다.

 

 

 

 

 

극락보전 앞마당에서 내려다 본 용문사 전경입니다.

 

 

 

 

찌는 듯한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자 청량수 한 잔으로 잠시 목을 축이며 쉽니다.

 

 

 

 

 

보광명전 앞마당 끝단에 자리잡고 있는 용문사 범종각(梵鐘閣)입니다.

밑에서 올려다 보니 전각의 날렵한 모습이 퍽이나 아름다운 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찰에 따라 범종루, 범종각, 종루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단층일 경우 각()이라 하고

중층일 경우 루()라고 부릅니다. 범종각 내부에는 범종, 목어, 운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대장전 동편에 위치한 명부전(冥府殿)은 정면 3, 측면 2간 규모의 맞배지붕 형식으로

사찰의 배치축과 일정한 배치관계는 없이 지형의 영향으로 대장전에서 적당히 떨어진 곳에

남서향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명부전 내부에는 불단 중앙에 지장보살과 좌우로 무독귀왕과 도명존자가 협시하는

형식의 목조 지장삼존상을 모셨습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의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입니다.

 

 

 

 

대장전 서쪽 윗편에 자리한 응진전(應眞殿)은 정면 3, 측면 2간 규모의 맞배지붕으로

16나한상을 모신 전각으로 십육전(十六殿)이라고 불렀던 기록도 전해 옵니다.

 

 

 

 

응징전 내부의 3면에는 ''형 불단 위에 16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이를 위해 양쪽 측면에 출입문을 내지 않고 들창을 설치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장전과 명부전 사이에 자리한 진영당(眞影堂)은 정면 6, 측면 3간의 팔작지붕으로

과거 용문사에 주석 했던 선사들의 영정을 봉안하였던 전각입니다.

 

 

 

 

'眞影堂'이란 편액이 걸려 있지만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지금은 사찰 종무소 겸

주지스님 접견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광명전 왼쪽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원통전(圓通殿)입니다.

 

 

 

원통전(圓通殿) 내부에는 자비의 화신(化身)인 천수천안 관음보살을 봉안하였습니다.

 

 

 

 

산신을 모시는 전각인 산신각(山神閣)입니다. 사찰에 따라서는 산령각(山靈閣)이라고도

부릅니다. 본래 산신은 도교에서 유래한 신으로, 불교가 전래되기 전에 많이 믿던 토착신이며

특히 산지가 70%나 되는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에 이르기까지 산신 신앙이 널리

유행하였고, 이 산신이 불교에 수용되면서 호법신중(護法神衆)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면적247, 건평 118(지하1,지상1) 규모인 성보유물관은 2006년에 지어진 신축건물로서

이곳에는 모형 윤장대, 탱화, 영정, 불상, 존자, 불교 제례도구 등 230여점의 유물과 민속공예품,

첨단영상물을 함께 전시하는 공간으로 산사(山寺)의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담장 옆에 배롱나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 전각은 요사채인 동향각(東香閣)입니다.

 

 

 

 

천년고찰의 용문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눈길을 끕니다.

 

 

 

 

맑은 바람도 쉬어간다는 소백산 용문사는 일상생활 속의 스트레스와 한여름 더위에 지친

도시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찰 경내에 직접 머물면서 사찰의 일상생활을 체험하고 전각, 석탑, 불상, 불화 등

불교 전통 문화에 대한 친밀한 접근과 이해를 얻게 되며, 자연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의 본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용문사에는 세 가지 이적(示導)이 있었는데, 첫째는 두운이 창건 때 용()이 영접한 일이고,

둘째는 은병을 캐어 절의 공사비에 충당한 일이며, 셋째는 사찰의 남쪽에 9층 청석탑(靑石塔)

세우고 사리를 봉안할 때 탑의 4층 위로 오색구름이 탑 둘레를 돈 일이라고 합니다.

 

 

 

 

조선 초기의 학자인 서거정(徐居正)은 용문사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를 남긴바 있습니다.

 

"용문사에 다시 오니 산 깊어 세속의 시끄러움 끊겼어라.

절에는 승탑이 고요하고 묵은 벽엔 불등이 타오르네.

외줄기 샘물 소리 가녀리고 첩첩한 산봉우리 달빛을 나누고 있네.

우두커니 앉아 깊이 돌이켜 보니 내 여기 있음조차 잊게 되누나."

 

 

 

 

 

()의 허리로 알려진 백두대간 소백산 끝자락 품에 안겨있는 신라 천년의 고찰 용문사!

경북 예천 땅의 용문사 주변 숲은 한여름 무더위도 잠재우는 청량감으로 가득한 곳입니다.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는 가깝다는 이유로 자주 가보았지만 예천의 용문사는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고, 지정된 보물이 많아 보물창고와도 같다는 이곳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윤장대를 실제 볼 수 있었기에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유익한 탐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