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옹진군에 있는 섬 영흥도(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에 자리잡은 대한불교조계종
통일사(統一寺)는 6.25전쟁 때 전사한 남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여승 최선규 스님이 1983년에
창건한 작은 규모의 아담한 사찰입니다.
스님의 남편인 서형석 씨는 1951.1.4 후퇴시 학도병(당시 하사관)으로 서부전선에서 1개 소대
병력으로 중공군 대부대와 맞서 싸우다 전우들이 모두 전사하자 자신도 장렬하게 자결했다고
합니다. 그후 미망인이 된 선규 스님(82)이 그 한을 풀기 위해 이곳 영흥도의 국사봉 기슭에
현재의 사찰을 짓고 18년째 항시 조국통일 기원 기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탐방일 : 2017년 2월 24일)
사찰 이름은 일반 사찰로는 흔하다 할 수 없는 특이한 「통일사」,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에 절 이름을 이렇게 지었답니다. 스님은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새벽이면 어김없이 북녘 바다를 보며 남북통일 기도를 올리고 있답니다.
스님이 외딴섬에 통일사를 짓고 통일 기도를 올리는 있는 것은 짧았던 남편과의 안타까운
인연 때문입니다. 스님의 남편은 한국전쟁 당시 하사관으로 참여해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부하들이 모두 전사하자 스스로 자결한 서영석씨.
젊음을 조국에 바치고 산화한 남편, 그리고 아들 둘과 함께 남은 젊은 미망인. 동족상잔의
비극은 그렇게 스님의 삶을 가시밭길로 밀어 넣었습니다. 고향 황해도에서 피난민과 섞여
끝없이 밀려 내려간 전라도. 그곳에서 스님은 살아남기 위해 억척같이 일을 했습니다.
옷감 장사를 하고, 채소 장사를 하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몸 부서져라 일을 했습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스님에게 적지 않은 재력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이제는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인왕산에 있는 용천사에 다녀와서 꿈을 꾸는데 갑자기 부처님이 왼팔에 불을 내리더라구.
그래서 스님에게 물어보니 그 손에 목탁을 잡으라는 부처님 수기라는 거야. 한마디로 불문에
들라는 거지. 그냥 무시했지. 그랬더니 병이 없는데도 몸이 아파 죽겠는 거야.”
그 후로 부처님이 점지해 준 절터를 찾아 영흥도에 들어와 절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아픔과 남편의 죽음. 그리고 이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있는 민족의 한을 풀기 위해
지은 절 이름은 바로 ‘통일사’. 스님은 18년 동안 두문불출하고 통일 기도를 올리는 동안
많은 신이를 경험을 했습니다. 북한 김일성의 죽음을 암시하는 꿈을 꾸기도 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도 꿈에 미리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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