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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수박서리를 하다가 주인에게 들켜 십년감수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십년감수(十年減壽)’는 수명이 십 년이나 줄어들었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거나 위태로운 일을 겪고 난 후에 쓰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유성기(축음기)가 들어 왔을 당시의 일입니다.
고종황제가 당시에 일본에 와있던 빅터 회사의 전기기사인 ‘코란’을 초청해
어전에 원통식 녹음기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1903년 어느 날 미국 공사로 일하던 선교사 앨런이 고종황제와 마주앉은
자리에서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를 처음 보여주면서 말과 소리를 재생하는
기계라고 설명했지만, 고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 기계라는 것을 시험해 볼 요량으로 그 당시 조선 최고의 명창으로 이름을
날리던 박춘재 경기명창을 불러 자신과 신하들 앞에서 ‘적벽가’의 한 대목을
불러보게 했습니다.
잠시 후 축음기에선 조금 전에 불렀던 박춘재의 목소리로 ‘적벽가’가 원음대로
흘러나왔고 박춘재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만 얼떨결에 바지에 잠시 실례(?)를
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고종황제는 그런 박춘재를 보고 박장대소를 하며
“춘재야, 네 수명이 십 년은 감수했겠구나!” 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고종황제는 박춘재의 정기가 녹음기에 빼앗겼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며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십년감수’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심지어는 사진기에 사진이 찍히면 영혼까지 빼앗기는 줄 알고
사진 찍기를 한사코 거부했다는 일화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많이
분포되어 있었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보면 어이없어 웃고 말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이러한 일들이 사람들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만큼 놀라운 일이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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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국어학자도, 국어를 전공한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이곳에 올리고 있는 우리말의 유래에 관한 글은...
업무적(민속박물관 관련)으로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말 사전, 국어학자의 의견, 또는 웹서핑을 통해 얻은 자료 등을
보완 및 정리하면서 제 개인적 생각을 추가하였기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학술적인 것보다는 재미있는 소재의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또 다른 내용을 아시거나, 이견(異見)이 있으신 분은
쪽지나 댓글로 의견을 주시면 제 개인적 자료수집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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